법원 "키코 투자 손실, 은행들 배상 책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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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한 금융상품 '키코'에 가입했다가 지난 금융위기 당시 손실을 봤던 기업들이 은행을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냈었는데요. 은행은 책임이 없다는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정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 내에서만 움직인다면 시장가격보다 비싸게 미 달러화를 팔 수 있어 기업에게 유리한 파생금융 상품입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환율이 약속된 범위를 벗어나 급등하면서, 기업들은 불리한 가격에 달러를 팔 수 밖에 없어 큰 손실을 봤습니다.

기업들은 은행들이 이렇게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고 계약 자체도 불공정한 만큼 계약은 무효라며 은행을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오늘(8일) 수산중공업이 우리은행 등을 상대로 낸 키코 관련 소송 첫 판결에서 "은행의 책임은 없다"며 은행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김성수/서울중앙지법 공보판사 : 보유하고 있는 외화현물의 범위 내에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피고 은행에게 고객 보유물을 게을리 한 책임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손해를 본 기업들은 키코로 인한 기업 피해를 간과했다며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김상인/수산중공업 이사 : 저희 대리인들하고 상의를 해서 피고 측이 주장하고 있는 부분을 뒤집을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가지고 검토를 해봐야 되겠습니다.]

아직 법원에는 키코 소송이 1백여 건 넘게 남아있고, 패소한 기업 측에서는 항소할 가능성이 커, 키코를 둘러싼 법적 분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김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