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 상속재판서 패소한 토니 찬, 유언장 위조혐의
사망한 홍콩 부동산재벌 니나 왕(王如心.사망 당시 69세)의 '숨겨진 애인'을 자처하면서 유언장을 위조해 1천억 홍콩달러(약 15조 원)의 유산을 가로채려 한 토니 찬(陳振聰.52)이 경찰에 체포됐다.
막대한 유산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홍콩 차이나켐(華懋) 그룹의 니나 왕 전 회장이 자신에게 재산을 넘기겠다는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주장하면서 왕의 유족측과 '세기의 상속전쟁'을 벌이다 지난 2일 패소한 토니 찬이 3일 오후 공문서 위조(유언장 위조) 혐의로 홍콩 경찰에 체포돼 밤샘조사를 받은 것.
홍콩 경찰은 3일 오후 홍콩섬 피크지역에 위치한 토니 찬의 자택을 방문, 그를 유언장 위조 혐의로 체포한 뒤 피크 경찰서, 완차이 경찰본부 등 장소를 옮겨가며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토니 찬 자택에 있던 컴퓨터와 서류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고등법원이 니나 왕의 유산 소유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상속재판에서 '토니 찬이 소유하고 있는 니나 왕의 유언장은 위조된 것'이라고 판결함에 따라 찬을 문서 위조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의 조사는 법원이 위조됐다고 판결한 유언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홍콩 고등법원은 지난 2일 재판에서 니나 왕의 유산 소유권이 전속 풍수사였던 토니 찬이 아니라 니나 왕의 유족들이 주도하는 차이나켐 자선기금에 있다고 판결했다.
존슨 램 판사는 326쪽에 달하는 판결문을 통해 "니나 왕이 2006년에 써줬다고 토니 찬이 주장하는 유언장에 니나 왕이 서명하지 않았다"면서 토니 찬이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제시한 문제의 2006년 유언장이 위조된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유언장 전쟁'이라고도 불린 세기의 이번 상속재판은 2007년 4월3일 왕이 자식도 없이 난소암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왕이 숨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찬은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니나 왕의 숨겨진 애인'이었다고 주장한 뒤 "왕은 2006년 나를 유일한 수혜자로 지정한 유언장을 써 줬다"며 2006년 10월 16일자 유언장을 공개했다.
이에 앞서 왕은 2002년 7월 28일 자신의 사후에 모든 재산을 차이나켐 자선기금에 넘긴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한 바 있다.
이 같은 상반된 내용의 유언장을 근거로 양측은 왕이 숨진 직후부터 지루한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지난해 5월부터 본격화된 재판에서 찬은 1992년부터 왕이 사망하기 직전까지 '밤의 밀회'를 즐겨온 애인 사이였다고 주장하면서 자신만이 왕의 재산을 상속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왕의 유족과 차이나켐 자선기금측 변호인들은 찬이 왕에게 영생을 보장받도록 해주겠다고 속였으며 `유산을 토니 찬에게 넘긴다'는 내용의 2006년 유언장은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찬은 '유언장을 위조했다'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쇠고랑을 찰 가능성이 높아졌다.
홍콩의 형법은 공문서 위조의 경우 최장 징역 14년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찬은 또 20여년간 왕의 '숨겨진 애인'으로 지내면서 그녀로부터 받은 약 21억홍 콩달러(3천100억원)에 대해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탈세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찬은 판결후 "2006년 유언장은 위조된 것이 아니다"고 주장하면서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고등법원의 판결이 뒤집혀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홍콩 법조계의 전망이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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