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경비업체 면책약관 설명 안 했더라도 무관"
무인경비시스템의 침입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더라도 용역경비업체의 경비원이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했다면 절도를 막지 못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 21부(김주현 부장판사)는 귀금속상 이모 씨가 무인경비업체 ADT캡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비록 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았지만, 경비요원이 통상보다 빠른 2분 14초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범인이 진열장을 파손하고 귀금속을 훔쳐 순식간에 달아난 전형적인 '신속 범죄'인 점 등을 감안하면 범죄를 막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만약 경보음이 울려 같은 건물 3층에 살고 있던 이 씨가 침입 사실을 알았더라도 반드시 피해를 막거나 줄일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경보음 작동 불량과 피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캡스 측이 계약 당시 '귀금속을 지정된 금고에 보관하지 않아 생긴 피해는 경비업체의 고의나 중과실이 있을 때만 배상한다'는 면책 조항을 설명하지 않은 것에는 "귀금속 도매업자라면 별도 설명이 없어도 충분히 알 만한 사항이고 약관의 의미가 명확해 설명 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07년 2월 경기도 소재 이 씨의 귀금속 가게에 이모 씨 등 4명이 침입해 진열장에 전시된 귀금속 1억 4천여만 원어치를 훔쳐 달아났는데 당시 가게에 설치된 경보장치에서는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다.
이 씨와 경비계약을 체결한 캡스는 절도범의 침입 이후 약 31초만에 이상 신호를 접수하고 출동을 지시해 2분 14초 만에 현장에 직원을 보냈으나 범인이 이미 달아난 상태였다.
이에 이 씨는 캡스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1심 법원은 '경보음이 울렸다면 범인을 초조하게 해 범행을 지속하기 어렵게 했거나 이 씨가 바로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고 면책 약관을 따로 설명하지 않은 이상 경비업체가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7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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