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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리고 아웅' 효과낸 CCTV 승차거부 단속

입력 : 2010.02.02 10:56

택시기사들 현장회피, 인천·경기 택시만 즐비…서울승객 택시 잡으려면 도로 한복판에 나와야


야간 시간대 택시의 승차거부를 단속하기 위해 CC(폐쇄회로)TV를 동원한 서울시의 '작전'이 사실상 '실패작'으로 끝났다. 

단속 정보를 미리 파악한 택시 기사들이 현장에 아예 나타나지 않아 실효를  거두지 못한데다 단속 대상이 아닌 다른 지역의 택시들이 대거 늘어서는 바람에 승객들의 위험성만 오히려 커진 것이다. 

시는 1일 밤 10시부터 강남대로변 강남CGV 앞과 도로 맞은 편 지오다노 매장앞에 설치된 불법주차 단속용 CCTV를 이용해 택시의 승차거부 단속을 시작했다. 

연합뉴스가 현장을 지켜본 결과 평소 승차거부가 빈번한 이곳에서 2일 오전 2시까지 4시간 동안 승차거부를 당한 손님은 1명밖에 없었지만 이는 택시 기사들이 이 지점에 차를 대지 않았기 때문이다. 

택시기사 박철(40)씨는 "지레 겁을 먹었는지 오늘은 강남으로 나온 택시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행인이 길을 물어보거나 취객이 집을 찾아달라고 말을 걸어도 CCTV로 보면 승차거부로 보일 수 있다"며 시의 단속에 불만을 표시했다. 

오전 1시께 지오다노 매장 앞에서 승차거부를 당한 이기연(50.여)씨는 "전에도 여기서 승차거부 당한 적이 많았다. 오늘은 CCTV로 단속중인데도 승차거부를 당했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택시 승차거부 행위를 단속합니다'라는 문자전광판이 달린 CCTV 바로  밑에는 인천·경기 택시 10~20대가 도로가에 차를 대놓고 있었다. 

시외로 나가는 손님만 받을 수 있어 승차거부를 할 이유가 없는 택시들이  마음 놓고 도로가에 차를 대고 손님을 기다린 것인데 이로 인해 서울 승객들은 도로 중간에서 택시를 잡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택시기사 나모(43)씨는 "밤 1시쯤 강남대로는 경기 택시들이 2차선까지 차를 주차해 놓고 있어 서울 손님은 3차선까지 나와서 택시를 탄다. 사고 위험도 있고 교통 체증도 심하다"고 말했다. 

CCTV를 피해 골목에 택시를 정차해 둔 배운성(54)씨는 "승차거부와 호객행위를 하는 건 사실 경기택시들이다. 경기 택시가 단속대상은 아니지만 승차거부를 하려면 똑같이 해야 한다. 서울택시만 단속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 지점의 CCTV는 낮에는 불법 주정차 단속용으로 활용되다가 오후 10시부터 택시 승차거부 단속용으로 바뀐다. 

단속은 모니터링 요원이 CCTV 영상을 지켜보다가 승차거부로 의심되는 장면이 나타나면 녹화버튼을 눌러 영상을 저장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영상은 버튼을 누르는 시점 앞뒤로 15~20초가 기록돼 승객이 택시에 타고 내리는 정황을 그대로 담게 된다. 

시는 이 영상을 서울시 다산콜센터(☎ 120)가 접수한 승차거부 택시 신고목록과 대조해 과태료 부과 시 증거자료로 활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시는 강남대로 2곳에 이어 앞으로는 종로, 충무로, 신촌역, 홍대 등에서도 CCTV를 이용해 승차거부 행위를 단속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