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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통행'식 개혁…몸살 앓는 중앙대

입력 : 2010.01.27 10:31

대기업식 구조조정에 구성원 반발 확대, 교지 예산 삭감·신입생 새터 폐지 등도 논란


중앙대의 기업 경영 마인드를 접목한 학문단위 구조조정이 교수와 학생 등 학교 구성원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본부의 '일방통행'식 업무 추진이 반발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27일 중앙대 교수와 학생 등에 따르면 중앙대는 작년 봄에 단과대 교수 대표가 중심인 '계열별위원회'와 대학본부를 중심으로 한 '본부위원회'를 구성해 각각 구조조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양측은 또 각자 마련한 구조조정안을 지난 달 29일 동시에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본부는 사전 통보없이 보도자료를 기습적으로 배포했으며, 보도자료는 위원회안이 빠진 '반쪽짜리'였다.

계열별위원회 회장인 방효원 의학부 교수는 "학교 구조조정위원회 총괄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국신 부총장의 요청으로 두 가지 안을 함께 발표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일방적으로 자료가 나가버렸다"고 말했다.

방 교수는 "보도자료를 사전 검토하던 중 이런 일이 벌어져 어찌된거냐고 물으니 '미안하다 총장님이 이렇게 하셨다'고 하더라"며 "그나마 우리쪽 안은 쏙 빠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대학본부는 교지 등 학내 언론과 총학생회 등 구조조정에 반대해 온 기관에 대해서도 강경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본부는 작년 말 중앙대 재단과 총장을 비판하는 기고문과 시사만화를 실었다가 전량 회수된 교지인 '중앙문화'의 올해 예산을 최근 전액 삭감했다.

중앙문화는 작년 11월 발간한 58호에 박범훈 총장이 학생들에게 "학교는 니들 게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위기의 CAU(중앙대) 민주주의'란 시사만화와, '기업은 대학을 어떻게 접수했나'라는 기고문을 실었다.

이에 따라 학내에서는 이번 예산 삭감이 지면을 통해 재단과 총장을 비판한 데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또 총학생회가 주관해 온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인 '새터'를 올해부터 사실상 폐지하기로 한 것도 논란의 대상이다.

박 총장은 지난 20일 교내 커뮤니티인 '카우인'(https://cauin.cau.ac.kr/)을 통해 "신입생 OT를 학교본부가 주관해 단과대별로 교내에서 치르겠다"며 "선후배간 새터 행사는 3~4월중 학과별로 MT(수련회)를 이용하라"고 통보했다.

총학생회는 이에 대해 "대학재단과 총장에게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해 온 총학생회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임지혜 중앙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은 "박 총장은 지난 해 10월 구조조정 관련 자료를 달라고 했을때도 '학생들이 딱히 본부안보다 더 좋은 대안을 만들 수는 없을 것'이라며 묵살했고, 이번 새터 문제때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학생회에서는 결국 2월 중에 독자적으로 진행하자는 학생들의 요구를 수렴해 학교의 지원 없이 새터를 실시할 계획인데 아무래도 학생회비 지원을 끊는 등 본부에서 압력이 들어올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익명의 중앙대 관계자도 "학문단위 구조조정과 같은 사업을 잡음 없이 처리하려면 학교 구성원간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박 총장과 본부는 독선적인 행태로 신뢰를 오히려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중앙대 윤경현 기획처장은 이에 대해 "독선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는 것은 오해"라며 "우선 구조조정안 관련 보도자료에서 계열별위원회안이 빠진 것은 안이 완벽하지 않고 확정되지 않아 실을 수 없는 상태였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처장은 이어 "새터 문제는 지난달 옛 학생회에 (폐지 결정을) 미리 통보한 상태였는데 새로 출범한 학생회에는 이러한 내용이 전달되지 않아 생긴 문제이며, 교지는 자체예산으로 운영되는 타대학 교지의 사례를 따른 것일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