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뜨겁고 찬 음식 좋지 않아…식후 바로 양치해야
많은 사람이 겨울철 음식으로 몸을 따뜻하게 데 울 수 있는 탕(湯) 종류의 국물을 찾는다. 하지만 뜨거운 찌개 국물은 겨울철 시린 치아의 주범이라는 게 치과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특히 충치나 치주염 같은 치과 질환을 앓고 있거나 보철 치료를 받은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다고 한다.
겨울철 음식과 치아 건강의 상관관계를 알아본다.
◇ 뜨거운 국물, 치아건강에 좋지 않다 = 겨울이 되면 이가 시리다는 사람들이 많다.
문제는 대부분 사람이 그저 겨울이기 때문에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 정도로 치부하고 만다는 점이다.
하지만 찬바람에 이가 시리다면 이미 치아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찬바람에 치아가 시린 증상이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법랑질 마모 때문이다.
법랑질은 치아 표면을 외투처럼 감싼 겉껍질로, 외부 자극이 치아 안쪽의 상아질과 그 안의 신경까지 전달되지 못하도록 치아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법랑질이 마모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한 칫솔질이나 한쪽으로만 음식을 씹거나 이를 가는 행위 등의 잘못된 습관 때문이다.
법랑질이 마모되면 찬바람 같은 외부 자극이 고스란히 신경까지 전달돼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충치나 치주염이 있을 때도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충치가 겉에만 머물러 있는 경우에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충치가 치아 안쪽의 신경 부근까지 진행되면 시린 증상이 발생한다.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치주염도 마찬가지다.
염증이 진행됨에 따라 치아를 감싼 뼈(치조골)가 점점 녹아내리면서 시린 증상이 나타나는 이치다.
이런 상태의 치아로 먹는 뜨거운 국물은 불난 곳에 기름을 붓는 것과 마찬가지다.
미소드림치과 황성식 원장은 "찌개 국물은 주로 육류를 우려내기 때문에 주성분이 기름기인 경우가 많다"면서 "기름기는 치아 표면이나 칫솔이 잘 닿지 않는 곳까지 침투해 들러붙어, 칫솔질을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면 국물의 잔여물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치과 질환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물 맛을 우려내는 데 쓰이는 소금 등의 염분도 문제다.
염분은 입속의 산성 성분을 증가시켜 충치의 원인인 산도를 높이고, 이 때문에 세균이 활성화돼 치주염이나 충치가 발생할 수 있다.
물이 치아 틈새로 들어갈 때는 치아 표면의 충치를 신경 부근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
충치가 신경까지 파고들면 뜨거운 국물이 치아에 자극을 줘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국물이 신경에 닿을 때마다 통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
치주염을 앓는 경우라면 뜨거운 국물이 멀쩡한 잇몸까지 자극해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장기간 사용한 보철물도 85도 이상의 뜨거운 국물에는 손상되기 쉽다.
국물의 높은 온도로 마모 또는 변형이 일어나고, 변형된 보철물과 치아 사이에 틈이 생기는 데 음식물을 씹을 때마다 찌걱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제 2의 치과 질환을 불러올 수도 있다.
◇ 이한치한도 해롭긴 마찬가지 = 겨울철 찬 음료를 즐기는 것도 치아에 해롭기는 마찬가지다.
우선 콜라나 사이다 같은 차가운 탄산음료는 특유의 맛을 내기 위해 산성성분을 첨가함으로써 치아를 부식시킨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탄산음료는 pH 2.5~3.5의 강한 산성인데, 입속의 산도가 pH 5.5 이하이면 치아를 보호하는 법랑질이 손상되기 시작하므로 탄산음료를 자주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게 일부 전문의들의 주장이다.
얼음을 넣은 시원한 아이스커피도 주의해야 한다.
뜨거운 커피를 마실 때는 설탕없이 블랙커피를 즐기던 사람도 아이스커피를 마실 때는 설탕을 추가해 먹는 경 우가 많다.
시럽, 생크림 등을 넣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첨가물에 함유된 당분이 충치를 불러올 수도 있다.
더욱이 커피의 갈색 색소는 치아 착색까지 유발할 수 있다.
맥주도 마찬가지다.
겨울이면 뜨거운 국물과 함께 맥주 한잔을 즐기는 경우도 많은데 맥주의 원재료인 보리를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다량의 설탕이 들어가 치아에 해롭다는 주장도 있다.
맥주를 마시면 치아 표면에 당분 찌꺼기가 눌러 붙어 그만큼 충치의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황성식 원장은 "가급적 치아건강을 위해 탄산음료는 자제하고, 마신 후에는 반드시 양치를 하는 게 좋다"면서 "맥주를 마실 때 당분이 적고 섬유소가 많은 채소 안주를 곁들이면 섬유질이 치아 표면을 닦아주는 것은 물론 알코올로 인한 구취제거에도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