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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1년···욕속부달(欲速不達)

박상진

입력 : 2010.01.25 16:54|수정 : 2010.02.02 11:01


용산 참사가 1년이 되었습니다.

5명의 세입자와 경찰관 1명이 돌아가신 참사..

이거 참 자연재해도 아닌데 이렇게 많은 분이 돌아가시다니…

당시 아침에 출근해 뉴스를 보면서 여기저기서 불꽃이 피어 오르고 사람이 떨어지고.. 영화도 아니고 이게 무슨 일인가 하면서 텔레비전을 봤었고 그 날 밤부터 순천향대 병원 영안실로 가 시신을 두고 유족과 경찰과의 충돌을 지켜봤던 때가 생각났습니다.

그 이후 담당도 아니었고 솔직히 그 사안에 관심을 지속적으로 두고 있지 않았던 터라 그저 다른 사람의 일처럼 느끼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나는 동안 용산참사에 대한 검찰 수사발표도 있었고, 가족들의 괴롭고 지난한 세월이 이어졌죠.

마침내 지난해 12월 말 협상이 타결됐습니다. 어둡던 유족들의 얼굴도 조금은 나아졌으리라 생각합니다.

1년이 지나 여러 언론사에서 기획으로 용산문제를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1년만에 취재를 하겠되었는데.. 글쎄요. 제가 자세하게 속속들이 긴 호흡으로 취재를 하지 않아서인지 모르겠지만 1년전과 비교해 세입자 분들의 문제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이른바 철거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 주거세입자들은 여전히 철거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었고 4인 가족 기준 1천4백만 원의 이주비를 받고 나가라는 상황이었습니다. 서울시는 규칙상 주거이전비를 받았으면 임대주택은 못 준다는 입장이죠. 소송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겨울 철거를 하다 지난해 12월 철거민 한 분이 돌아가시기도 했습니다. 서울시 요즘 뉴타운 뉴타운 하는데 거기서 나올 사람인 19만 명 정도되는데 이들을 수용할 임대주택은 5만 호 정도 된다네요.

제가 환경보호론자도 아니고 개발반대론자도 아니지만 이쯤되면 좀 문제가 심각한 거 아닌가요?

용산참사에 결정적 문제가 되었던 상가세입자 부분. 1년 전과 달라진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상가세입자는 주거세입자와 달리 주거이전비 자체가 없더군요. 일종의 한달 매출, 즉 휴업보상비를 석 달치 주고 끝나던 것이 한달치 더 늘어난 것 외에 어떤 금전적 보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물론 분쟁조정위 설치하고 분양하고 남은 상가를 세입자에게 분양한다는 정책 등 정부가 노력을 안한 것은 아니지만 당장 내일이면 쫓겨나야 할 사람들에게 조정위원회 설치 등의 대책이 그렇게까지 와닿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상가세입자들의 문제라면 '권리금' 문제죠. 다들 아시다시피 건물주하고야 관련이 없는 구 세입자와 신 세입자 사이의 문제이긴 하지만 이건 외형으로 드러나질 않으니까 현재 법적으로도 확립된 것이 없다며 연구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용산참사 1년이 정책측면에서 볼 때 변화한 것은 크게 눈에 띄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럼 어려운 세입자들에 대한 우리네 시선은 과거보다는 따뜻하게 바뀌었느냐. 그것도 자신할 수 없습니다.

새 건물도 좋고 깨끗한 상가도 좋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눈앞에 이익만 바라보고 너무 빠르게 일을 진행하다 보면 많은 것들을 상대적으로 잃기도 하죠.

욕속부달(欲速不達)..

용산 1년이 남긴 교훈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