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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이, 취재 뒷 이야기

안서현

입력 : 2010.01.25 13:24|수정 : 2010.01.25 13:25

성탄이의 한 달 맞이

동영상

"성탄이의 한 달 후 이야기를 취재할 것!"

경기도 성남에서 발생한 공기총 사건 때문에 길기만 했던 야근을 마치고 귀가한 뒤, 침대에서 비몽사몽 깊은 잠을 자고 있던 제게 캡이 내린 지시였습니다.

이름 : 성탄이

성별 : 남

나이 : 생후 한 달

처음 발견된 날짜와 장소 : 2009년 12월 24일 / 서울 은평구 신사동의 한 빌라 복도

이 4가지가 제가 성탄이에 대해 알고 있는 전부였습니다.

성탄이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 은평구 신사동의 한 빌라 건물 복도에서 알몸으로 발견됐죠. 발견 당시 체온이 30도까지 내려가 매우 위험한 상태였지만, 근처 주민들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우선, 성탄이가 지금 어디서 지내고 있는지 알아내는 게 급선무였습니다. 성탄이가 발견된 뒤 치료를 받은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연락을 해  지난해 말 성탄이가 서울시아동복지센터로 갔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20일 수요일 오전.

비가 내리던 그날, 수서동에 있는 서울아동복지센터에서 성탄이와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얼마나 예쁜지!!

영상취재기자 선배와 저는 둘 다 성탄이한테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눈도 크고, 코도 오똑하고, 태어난지 한 달밖에 안 지났는데 머리 숱은 또 얼마나 많은지..ㅠㅠ

우유 먹는 모습, 목욕하는 모습, 누워있는 모습 등을 촬영하는데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순한 성격 때문에 울지도 않았습니다.

지난 12월 31일 세브란스 병원에서 이곳으로 온 성탄이는 아동복지센터의 소장님 성을 따서 '이성탄'으로 불리고 있었습니다.

이 센터는 성탄이처럼 버려진 아이나, 부모를 잃어버린 아이, 혹은 부모가 돌볼 능력이 없어 맡겨진 아이들이 장기 보호 기관(우리가 흔히 아는 보육원 등)으로 가거나, 입양되기 전에 '잠시'동안 지내는 곳이었습니다.

성탄이의 경우에도 6개월동안 친부모를 찾은 뒤 (법적으로 6개월동안은 친부모를 찾아야 하는 의무기간이라고 하네요. 현재 경찰과 함께 성탄이도 친부모를 찾는 중입니다.) 부모가 나타나지 않으면 장기보호기관으로 가거나, 다른 가정으로 입양됩니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입양 부모를 찾는 건 그래도 운이 좋은 경우(드문 경우)라고 합니다. 친부모나, 좋은 입양 부모를 찾지 못하면 장기보호기관으로 가서 거기에서 다시 입양 부모를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성탄이는 지난번 언론에 보도가 한 번 나간 뒤, 부모가 되겠다고 나선 사람이 6명이나 이 곳 센터에 연락을 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성탄이는 센터에 머무는 동안, 좋은 부모를 만날 확률이 높다는 얘기겠죠?^^)

6명 가운데 2명은 매우 적극적으로 센터를 찾아 봉사활동을 하며 성탄이를 직접 보고 가기도 하고. (성탄이를 한번 본 뒤에는 예쁜 얼굴이 아른거려서 다시 성탄이도 볼겸 봉사활동을 하러 온다고 함 ^^)



제가 취재를 나간 날에도 성탄이 입양의사를 밝힌 아주머니 한 분을 만났습니다. 아주머니는 남편과 5년전부터 입양 계획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던 가운데, 성탄이 소식을 접하고, 결심을 굳혔다고 합니다.

자녀는 첫째가 대학생, 둘째가 고등학생, 막내가 중학생으로 성탄이에 대한 입양을 대환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성탄이를 둘러싼 경쟁(?)이 너무나 치열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더 좋은 부모와 더 좋은 가정이 있다면, 그곳으로 성탄이를 보내도 자신들은 괜찮다며 진심으로 성탄이를 위하는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처음에는 너무나도 예쁜 성탄이를 보며 갓난 아이를 버린 부모를 원망했습니다. '괘씸하다'고 하는 표현이 더 적당할 것 같네요. 하지만 취재를 하면서 '얼마나 절박한 사연이 있길래 이렇게 예쁜 아이를 버릴 수밖에 없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성탄이한테 다시 한번 용서를 빌고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 기회는, 이제 다섯 달 남았습니다.

친 부모든, 새 부모든, 어느 누가 성탄이에게 가장 훌륭한 부모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성탄이가 다시는 아파하지 않고,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나길 진심으로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