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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참사 아이티, 치안공백에 무법천지

입력 : 2010.01.19 16:14


지진으로 초토화된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 일대가 구호 작업으로 혼란스러운 사이 치안공백을 틈탄 폭력 조직들이 활개를 치면서 주민들의 걱정도 늘어만 가고 있다.

지진으로 교도소가 붕괴되면서 수감돼있던 강력범 등 재소자 4천여명이 이탈해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에 대처해야 할 아이티 경찰은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또 이 지역에 주둔 중이던 브라질 파병 유엔평화유지군도 145명 중 18명을 잃은 데다 유엔 건물이 무너지면서 각종 무기와 장비 등이 무방비 상태로 약탈자들에게 노출되고 있다.

그나마 살아남은 경찰 및 군 병력마저도 대부분 구호 작업에 투입되면서 포르토프랭스는 대낮에도 흉악범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무법천지가 될 위험에 직면했다고 AP통신이 19일 보도했다.

포르토프랭스의 악명높은 빈민가 '시테 솔레이(Cite Soleil)'에서는 교도소에서 뛰쳐나온 폭력배들이 벌써부터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폭력 조직들이 대거 거리로 몰려나오면서 경찰도 이들을 단속하는데 역부족이고 시민들도 경찰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이스티드 로스몬드 경위는 "우리가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있는 동안에도 그들(폭력조직)은 경찰을 공격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경찰들은 빈민가 주민들에게 직접 폭력조직 소탕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 경찰은 시테솔레이에서 확성기를 통해 "당신들이 범죄자들을 죽이지 않는다면 그들은 모두 다시 돌아올 것"이라며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치안을 확보할 것을 권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지진 이후 폭력조직들 사이의 세력 다툼으로 이미 3명이 숨졌으며 여성 여러명이 성폭행을 당하는 등 벌써부터 범죄가 들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진이 두려워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거리에서 생활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어린 아이들을 둔 부모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가 18일 전했다.

남편, 어머니, 2살짜리 아들과 함께 노숙 중인 아나 도르발은 범죄자들이 거리를 활보하면서 "그 어떤 것보다 유괴범들이 두렵다"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공권력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 주민들은 매일 밤 약탈자들의 출현이나 갑작스런 총격 등에 대비해 번갈아가며 보초를 서고 있다.

갈수록 문제가 되고 있는 치안 문제와 관련, 장 막스 벨레리브 아이티 총리는 최근 유엔 평화유지군과 경찰, 아이티 파견 미군 등과 교도소에서 달아난 재소자들을 잡아들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