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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 축구에 홀리건이 있다면 한국 연예계에는 엽기광팬이 있습니다. 집착과 과시가 도를 넘어서 혈서 팬이 있따르고 있습니다.
이호건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최근 인터넷에 올라온 혈서입니다.
그룹 '원더걸스'의 극성팬이 올린 것입니다.
흉기로 자신의 팔목을 그어 피를 내는 과정까지 모두 찍어 올렸습니다.
연예인에 애정을 표현한 엽기 혈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그룹 엠블랙의 극성팬도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똑같은 방법으로 혈서를 썼고 한 달 전쯤에는 자신을 그룹 '2PM'의 팬이라고 주장하는 한 여성이 생리혈로 혈서를 써 충격을 줬습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빨간색 물감으로 만든 가짜 '연예인 혈서'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팬 : 사랑이 심하면 집착이 되듯이 그런 것 같아요. 자기를 PR 하는거죠. 아무래도 연예인이다 보니까 친해지기 힘들잖아요. 그런 것(혈서)으로 인해 자기를 알아줬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겠죠.]
서울 강남의 한 연예기획사.
소속 연예인에 대한 팬레터로 가득한 이곳에는 엄동설한의 날씨에도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기 위한 발걸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팬 : (연예인에게) 관심받고 싶어서. 편지도 이쪽(기획사) 주소로 보내고 택배도 선물 넣어서 생일에 많이 보내죠.]
일부 팬들의 연예인에 대한 과도한 사랑은 이미 '집착' 수준입니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기 위해 밤새 방송국 건물 앞 길바닥에서 노숙을 하기도 하고 차들이 질주하는 대로 한복판에 뛰어들기도 합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소속 기획사는 물론 집 앞까지도 연예인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비정상적인 '집착'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10대 팬들의 경우 자극적인 방법에 더 솔깃하게 됩니다.
팬레터나 선물 공세 같은 방법으로 제대로 알아주지 않으면 자해와 같은 극단적인 방법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연예인과 사귄다는 소문이 난 사람이나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연예인에 대해서도 증오심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강태규/대중문화평론가 : 사진을 면도칼로 그어 배달한다든지 이런 공격적 범법 수위의 문제들이 결국 동세대간 청소년 사이 상당한 영향 줄 수 있고 '쏠림현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은 우려될만 합니다.]
전문가들은 팬들이 연예인에 환호하거나 따라하는 수준을 넘어 이젠 자신의 존재를 직접 알리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한덕현/중앙대병원 신경정신과 : 조금 더 내 감정을 많이 표현해야 그 스타가 나를 더 좋아해 줄 것 같은 관계인데요. 아버지나 어머니가 아이들이 보이는 감정의 표현, 생각의 표현에 따라갈 수 있는 모델이 된다면 좋은 해결책이 될 것 같습니다.]
수위를 넘어서 비정상적인 '집착'이 돼버린 일부 팬들의 광적인 '사랑'.
무조건 나무랄 게 아니라 가정과 학교에서 관심어린 대화로 이들의 인식을 고쳐줘야 합니다.
또 연예인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나타낼 수 있도록 적극 도와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