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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소독제로 발암성 농약이 쓰였다는 그제 8뉴스 보도가 나간 후에 이런저런 전화를 많이 받았습니다. 걱정된다는 부모님들 반응이 물론 많았는데요. 보도를 한 제가 봐도 걱정 되실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환경부가 수도권 어린이집, 보육시설 168곳을 조사해봤더니 모두에서 '디클로르보스'라는 물질이 나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DDVP라고도 불리는 약인데요.
원래는 집에서 칙칙 뿌리는 살충제에도 다 들어있던 성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동물실험에서 암을 일으키고, 피부병이나 어지러움, 구토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확인돼서 3년전부터는 원예용으로만 쓸 수 있어서 꽃집에서나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사람 입으로 들어가는 쌀 농사에도 못 쓰게 돼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물질이 모든 어린이집에서 나왔다는 것입니다.
추정하기로는 소독을 대행하는 업체들이 친환경이나 저독성 소독제 대신 이걸 쓴걸로 보입니다. 물에 10분의 1 정도로 희석해서 쓰니까 아무래도 양이 불어서 값이 싼 이유였을걸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다른 약보다 더 효과가 있거나 한건 아니라더군요.
혹 일부는 원래 쓰던 약이니까 별 다른 죄책감 없이 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어린이집들 사정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혹시 어린이집에서 벌레라도 한 군데 물려오면 부모님들이 많이 걱정한다는겁니다.
그래서 세게 소독을 해달라고 주문할 수 밖에 없고, 소독을 한 뒤에도 바로 닦질 않는다는군요. 이왕 소독했으니 효과를 더 보길 바라겠죠.
하지만 업체들이 그런 물질을 쓸 줄 어느 어린이집이 알 수 있겠습니까.
어쨌든 문제는 이 소독약이 어린이집 여기저기에 묻어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바닥에, 가구에, 장난감에 말이죠. 하지만 지금은 걸려봐야 업체는 최고 3백만원 과태료만 내면 되고, 또 솔직히 걸릴 가능성도 거의 없습니다.
단속은 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하는데 단속할 생각도 못 하니까요.
차라리 우수 소독업체를 인증해주던가, 아니면 불시에 어린이집 환경을 점검해서 이 물질이 나오면 해당 소독업체를 벌주는 시스템을 갖추던가,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환경문제의 가장 큰 어려운 점은 피해가 당장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서, 노출됐던 아이가 큰 다음에 엉뚱한 피해가 나올 수도 있죠. 그래서 지금 이런 일을 그냥 지나가듯 처리해서는 안되는겁니다. 어떻게 대책을 세울지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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