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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많이 컸네!

정명원

입력 : 2010.01.14 11:38|수정 : 2010.01.14 13:07

중국 긴축 움직임에 세계가 '움찔'


중국이 제조업 뿐 아니라 금융시장에서도 영향력이 상당히 확대된 듯합니다. 그냥 느끼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세계 금융시장이 반응하는 모습을 보니 그렇습니다.

중국이 지난 12일 저녁 대형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19개월만에 0.5%P 인상했습니다. 쉽게말하면 은행들이 대출을 좀 줄이도록 하는 조치입니다. 이번 조치로 3천억위안 정도의 대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조치에 일단 13일 새벽 미국 증시가 움찔하면서 하락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기침' 정도였다면 아시아 증시는 '독감'에 걸렸습니다. 아시아 증시는 어제(13일) 일제히 동반 하락했고 우리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11월 '두바이 쇼크'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예상보다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 시기가 빨랐는데 투자자들이 이것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그동안 푼 돈을 다시 회수하는 긴축정책(출구전략 Exit Strategy)의 본격 시행으로 해석했기때문입니다.

지난 2004년 비슷한 경우를 떠올린 건데요. 지난 2004년 중국이 경기도 과열됐고, 물가와 자산시장도 거품이 일어났을 때 갑자기 중국 중앙은행이 지준율을 인상한 적이 있습니다. 이후 잇따라 긴축카드를 써서 결국 석달 뒤 통화를 절상한 했죠. 그 당시와 같은 것 아니냐는 해석을 한 겁니다. 지금 투자자들이 긴축정책인 출구전략 시행에 대한 불안감이 이 정도로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중국이 이번에 지급준비율을 올린 건 경기 과열때문이라기 보다는 물가상승과 부동산 거품때문입니다. 중국에서는 은행이 새로 대출을 해 줘도 돈이 생산에 쓰이는게 아니라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계속 흘러가는 상황에서 일단 거품을 조금 빼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다만 이런 정책기조의 변경이 당초 하반기로 예상하던 위안화 절상시기를 앞당기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키운거죠.  실제로 미묘한 분위기는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완만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한다고 했지만, 베이징대 금융연구소처럼 중국 민간연구소들은 이제 긴축정책으로 정책이 전환됐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중국 움직임에 우리 증시에서 가장 놀란 업종은 조선과 철강 주들입니다. 그동안 중국에 기대서 반등을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투자하기에는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걱정이 불거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중국 긴축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인 '달러'를 찾으면서 달러가치가 높아져 이틀째 소폭 올랐습니다.

미국이 오늘(14일) 새벽 바로 중국발 악재를 극복하고 주가가 오른 것을 보면 깜짝 놀란 아시아 투자자들도 "아! 너무 과민반응했나? " 하면서 정상을 찾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주가는 원래 오르고 내리는 것이니까 그렇다고 해도 이번 과정에서 눈에 띄게 커진 중국의 영향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치 글로벌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자금의 밑천이 되고 있는 미국 중앙은행(FRB)이 한 번 움직일 때 나타나는 반응과 비슷한 수준의 반응이 세계 금융시장에서 나타나는 것을 보고 아직 금융시장 완전 개방이 되지도 않은 중국이 벌써 이 정도면 완전 개방 이후에는 훨씬 영향력이 더 커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