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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세종시지원, 이렇게 파격일 수가.."

홍순준

입력 : 2010.01.11 18:10|수정 : 2010.01.11 18:10


오늘 정부가 발표한 세종시 수정안은 말 그대로 '파격'적인 기업지원책이 담겨져 있습니다.

원형부지 3.3제곱미터(1평)당 36만~40만원이란 땅값, 혁신도시나 기업도시 수준의 세제 지원(수년간 소득 법인세가 면제), 또 산학연 연계효과를 극대화한 과학비즈니스 벨트 조성 등등등...

아침 일찍 삼성이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기업들마다 술렁였습니다.

물론 세종시에 들어가면 주어지는 '혜택'에 대해선 말이 조금씩 흘러나왔지만, 이렇게 확정된 안을 놓고 보니 '안 들어갈 이유'가 별로 없다는 게 기업 반응입니다.

사실 그동안 대기업들은 세종시 이전에 대해 '거리'를 둬 왔습니다.

하지만 오늘부터 바뀌더군요. 대표적인 기업이 LG 인데요.

LG는 그동안 세종시 입주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왔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주 갑자기 '지켜 보겠다, 검토하겠다'는 다소 애매한 반응을 보였고, 정부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온화적 제스처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죠.

그런 LG의 고위 인사가 말하더군요.

"수정안에 나온 조건이 나쁘지 않다. 세제와 입지조건까지 변수로 넣고 적합한 회사가 있다면 다시 세종시 입주를 신청할 수 있다"

"기사를 보니까 이젠 다 끝난 걸로 나오던데.. 오늘 발표된 기업들은 사전에 많은 대화와 밀약이 있었던 거 아닌가. 본인들이 강력하게 희망하기도 했겠죠. 하지만 사업적 판단만 하는 기업들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조건과 다른 기업들이 하는 것을 보고, 이걸 전제로 포함해서 검토하는거다. LG는 지금부터 갈지 안갈지 검토 시작한다. 좋으면 가는거죠."

이게 정서입니다.

그동안은 정부가 오늘 입주가 결정된 기업들과만 정보를 교류했기 때문에 확실한 입장을 밝힌 수 없었는데, 오늘 수정안을 보니 안 들어갈 이유가 적어졌다는 거죠.

하지만 문제는 남은 땅이 적다는 겁니다.

이번 수정안에 나온 산업부지는 347만 제곱미터입니다.

이 가운데 삼성 165만, 한화가 60만, 웅진 66만, 롯데 6.6만 제곱미터를 차지하고 나면, 49.4만 제곱미터만 남습니다.

그런데 이 마저도 입주 대기업들의 협력 중소업체들에게 분양될 땅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란 말이 재계 내부에서도 나올 수 있게 되지 않나 하는 걱정이 듭니다.

이에 대해 전경련에선 간단한 해답을 제시하더군요.

세종시의 녹지 비율이 50.4%나 되는데, 이걸 산업 부지로 바꾸면 된다는 겁니다.

판교 신도시의 녹지 비율은 37%, 말레이시아 행정도시는 37.6%, 일본의 대표적인 뉴타운들도 30%라는 거죠.

세종시 조성원가가 높은 것도 녹지 비율이 높은 탓이 있다고 하는데요.

사실 세종시에서 산업용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4.8%에 불과합니다. 나름 전경련이 기대하는 정부의 '융통성'도 타당성이 있죠.

하지만 문제는 이 안이 제대로 '실현되겠느냐'입니다.

국회 통과도 문제고, 삼성의 경우 '과학 비즈니스벨트 조성'을 조건으로 입주할 계획이라고 하니, 만약 안되면...?

오늘 기자들도 기자들이지만, 기업들 정말 주판알 튕기느라 바쁜 하루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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