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부산지하철에서 발생한 에스컬레이터 사고를 계기로 환승역 등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역에 공익근무 요원을 늘리고 에스컬레이터 속도를 줄이는 등 안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과 같은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역무실에서 원격으로 에스컬레이터를 멈출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4일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부산지역 1, 2, 3호선 94개 역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는 모두 399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출퇴근 시간에 큰 혼잡이 빚어지고 있는 서면, 연산, 수영, 덕천동역 등 4곳의 환승역에는 모두 54대(연산 24대, 서면.수영.덕천 각 10대)가 가동되고 있다.
◇ 질서유지 공익요원 휴무..안전 무방비 상태 = 이번에 사고가 난 연산동역의 경우 평소 시민의 통행이 많은 번잡한 환승역이지만 휴일의 경우 질서유지 공익요원이 근무하지 않아 안전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승역의 경우 대부분 공익요원이 오전반(오전 7시~오후 2시), 오후반(오후 2시~밤 10시)으로 나눠 4∼6명이 근무하고 있으나 공휴일과 일요일에는 휴무다. 공휴일과 일요일엔 대신 부산교통공사 직원이 환승역 전체의 안전 관리를 담당한다.
이번과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말과 공휴일에도 안전질서 요원들의 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에스컬레이터 운행속도를 조속히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부산지하철에서 운행되는 에스컬레이터의 운행속도는 분당 30m. 부산교통공사는 지난해부터 에스컬레이터 운행속도를 분당 25m로 줄이는 사업에 나섰지만 399개 가운데 6개역 52대에 그쳤다.
올해 45대에 이어 내년에 36대의 에스컬레이터 속도를 줄일 계획이만 나머지 266대는 2012년 이후에나 가능해 이번과 같은 사고가 반복될 우려가 높다.
◇속도 서서히 줄이는 비상버튼 설치해야 = 에스컬레이터의 운행을 중단하는 시스템의 개선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에스컬레이터 운행 중단 버턴은 대부분의 경우 에스컬레이터가 시작되는 부분과 가장 위쪽 회전이 끝나는 부분에 있다. 대부분 시민은 조작 버턴이 이곳에 있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데다 역무실에서 CCTV 상으로 사고를 목격한 직원들도 에스컬레이터를 멈추기 위해서는 직접 현장까지 달려가서 버턴을 눌러야 한다.
이번 사고에서 부상자가 많이 발생한 것도 에스컬레이터의 가동을 즉시 멈추지 못했기 때문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부산교통공사 직원들이 CCTV를 통해 사고를 목격하고 현장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은 4분30초가량 걸렸다.
교통공사 측은 "갑자기 에스컬레이터 가동을 중지시키면 탑승객이 앞으로 쏠려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구조를 어느 정도 진행하다 에스컬레이터를 정지시켰다"고 말하고 있지만 CCTV 상에는 사고 발생 4분30초 이전에는 직원들이 보이지 않아 설득력은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CCTV로 사고를 목격했을 경우 현장에 가지 않고도 역무실에서 원격으로 에스컬레이터를 멈출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시급해지고 있다.
또 가동 중단 비상버턴을 누를 경우 급정거하지 않고 속도를 어느 정도 줄이다 서서히 정지하는 시스템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한국승강기안전원과 함께 현장 정밀조사를 벌여 역무원들의 초동조치 부실 등 과실이 있는지를 밝혀낼 방침이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