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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뉴스에서 자주 발견되는 문제들을 지난주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정리해 보았습니다. 논쟁, 남북관계, 파업, 대통령의 말과 국회 관련 보도, 그리고 연성뉴스 등에서 드러나는 문제들이었습니다. 이들은 한마디로 관점과 분석의 문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관점과 분석이 잘못되면 상황판단이 부실한 뉴스를 만들 위험이 큽니다. 이런 사례를 미국 상원의 건강보험 개혁안 의결 소식을 보도한 SBS 뉴스에서 봅니다.
지난 25일 SBS 뉴스는 미국 상원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례적으로 본회의를 열어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던 3천여만 명에게 건강보험 가입 혜택을 주기 위한 건강보험 개혁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습니다. 건강보험 개혁 논의 100년 만에 큰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도 나왔다고 뉴스는 전했습니다. 뉴스는 그러나 상원을 통과한 법안이 지난 달 하원을 통과한 법안과 다른 점은 정부 주도의 공공보험이 빠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스는 이어 우리 같으면 몸싸움이 나도 수십 번은 더 날 법한 일이었다면서, 미 상원의 여야 의원들은 한 달 가까이 치열하게 논리싸움을 펼쳤지만, 모두가 합법적인 의사진행절차에 따른 것이었고, 어떠한 물리적 충돌도, 장외투쟁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결론으로 끝났습니다. 미국 상원이 '100년 만의 큰 진전'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어려운 건강보험 개혁을 물리적 충돌 없이 이뤄낸 것은 분명히 부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SBS 뉴스는 미국 상원의 의결과정을 들어 우리 국회의 파행을 비판하는데 바빴을 뿐, 그들이 어떻게 의사진행절차를 지키면서 큰일을 해 낼 수 있었는가에 대한 분석이 빠졌습니다. 이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은 법안에서 공공보험 도입이라는 매우 중요한 조항을 삭제했습니다. 뉴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통해 무소속 의원 2명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고만 설명했지만, 그의 양보가 가져온 결과는 그 정도가 아닙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양보는 공화당으로 대표되는 건강보험 개혁 반대세력의 완강한 저항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바로 이점을 배워야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인식하는 건강보험 개혁의 중요성은 이명박 대통령이 생각하는 4대강 사업에 견줄 정도로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큰 양보를 했고,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은 손대지 말라"면서 양보를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 24일 SBS 뉴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연내에 예산안 처리가 무산되어 준예산으로 갈 경우 서민들과의 고통분담 차원에서 공무원들의 봉급지급을 유보하는 문제를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공무원들의 봉급지급을 유보하더라도 야당이 요구하는 4대강 사업 예산 삭감에 응하지 말라는 지시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우리는 미국 상원의 사례에서 민주주의는 자기의견의 관철이 아니라 양보와 타협을 통해 성장한다는 사실을 배워야 합니다. SBS 뉴스는 타협이 몸에 배인 미국의 경우와 타협을 배제하고 있는 우리 정치를 충돌이냐, 아니냐 하는 겉모습으로만 비교함으로써 분석력의 문제를 드러낸 것입니다.
뉴스에서 관점과 분석을 강조하는 것은 특별한 관점이나 전문적인 수준의 분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관료들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언론으로서의 독자적인 관점과 분석이면 충분합니다. 세종 시 민관합동위원들의 독일 방문 이야기를 전한 지난 22일 SBS 뉴스는 한국을 방문한 독일 슈뢰더 전 총리와 정운찬 총리의 면담을 전한 11월 5일 뉴스와 내용이 비슷합니다. 본을 중심으로 한 구 서독지역을 배려하기 위해 행정부처를 분산했지만, 이로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많다는 내용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뉴스비평은 통일로 인해 베를린으로 정부를 이전하는 과정에 있는 독일과 수도권 집중사태를 해소하려는 우리의 경우를 바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뉴스는 여전히 세종 시 계획의 수정을 추진하는 쪽의 논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사업권을 따냈다는 소식은 새해를 맞는 우리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특히 원전 수주에 관련 업계뿐만 아니라 정부와 대통령까지 나섰다는 소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이야기 거리를 제공하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전한 뉴스에서도 언론의 독자적인 관점과 분석이 없는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지난 26일 SBS 뉴스는 이 대통령이 원전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로 떠났는데, 칼리파 대통령과 최종담판을 벌일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인 27일 뉴스는 우리가 원전을 수주하는 것은 이미 결정되었고, 이에 따라 아랍에미리트 측이 이 대통령을 초청하게 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로 떠난 이유가 최종담판이 아니라 수주 사실의 극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서라는 것쯤은 일반 시청자들도 알 수 있습니다. 원전 수주 발표 전후의 언론보도를 보고 '청와대 홍보팀의 승리'라고 한 사람들도 있지만, 언론으로서는 청와대 발표에 휘둘렸다는 또 하나의 사례를 만든 셈입니다.
뉴스비평은 지난 2003년 5월 10일 출발하여 오늘까지 6년 8개월 동안 한 주도 쉬지 않고 달려 왔습니다. SBS 뉴스를 SBS 방송에서 비판한다는 것이, 아무리 옴부즈맨 프로그램이라고 하더라도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SBS 관계자들, 특히 보도국이 발휘한 똘레랑스, 곧 관용의 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바로 이런 정신으로 SBS 뉴스는 지난 7년 사이 크게 변했으며, 앞으로 더욱 새로워 질 것이라 믿습니다. 그동안 격려를 보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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