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공항검색 '구멍'으로 인권침해 우려 목소리 묻혀
미국 여객기 폭탄테러 기도 사건과 관련, 세계 각국이 공항검색대에 일명 '알몸 투시기'로 알려진 3차원 신체 검색기 도입방침을 속속 밝히고 나섰다.
인권침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용의자가 폭발 물질을 숨긴 채 유럽의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인권을 중시하며 도입을 반대하는 의견은 다소 묻히는 분위기다.
외신에 따르면 테러 용의자가 공항검색대를 통과한 것으로 지목돼 국제적인 비판을 받고 있는 네덜란드는 암스테르담 스히폴 국제공항을 비롯한 자국 내 모든 국제공항에서 미국행 여객기 탑승자에 한해 최신형 X-레이 검색기를 이용한 보안검색 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스히폴공항은 지난 2007년부터 최신형 검색기를 17대 도입했으나 관련 법규가 정비되지 않아 이를 정식으로 가동하지는 않아 왔다.
네덜란드 내무부는 단기적으로 미국행 여객기 탑승자에 한해 신체검색기를 사용토록하고 장기적으로는 유럽연합(EU) 역내 모든 공항에서 이 검색기를 의무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EU에 건의할 예정이다.
독일도 알몸 투시기가 공항 검색대에서 사용되는 것에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토마스 드 마이지에 독일 내무장관은 일간 쥐트도이체 차이퉁과 30일 인터뷰에서 검색요원이 금속 탐지기 등을 갖고 직접 실시하는 공항의 현 보안검색 시스템은 시간도 많이 걸릴 뿐 아니라 승객들에게 그리 유쾌한 경험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신체 검색기가 더 빠른 검색을 가능케 하고 신체접촉이 없다는 이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포된 테러용의자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23)의 출신국인 나이지리아도 국제공항에 3차원 신체 검색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나이지리아 항공당국은 최신형 검색 장비를 구매해 내년 초 아부자와 라고스 국제공항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테러범이 폭발물 등을 지니고 여객기에 탑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미 ' 알몸투시기'를 19개 공항에서 설치해 보안 검색에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신체검색기는 미국에서 도입될 당시에도 승객의 성기, 가슴 등 은밀한 신체부위는 물론 각종 성형 보형물과 인공항문 등 시술 흔적 등이 선명하게 드러나 사생활이 심각하게 침해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반발이 거셌다.
이에 대해 미 교통안전청(TSA)은 영상에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것은 물론, 일단 검색에 별 문제가 없는 승객의 영상자료는 즉시 영구폐기되며 인쇄, 저장, 전송도 불가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인권 침해 우려는 상존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인권을 중시해온 유럽에서는 신체검색기 도입에 대한 거부감이 더욱 심했다.
많은 유럽 공항들이 투시기를 시범적으로 사용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10월 유럽 의회가 최신형 X-레이 검색기 설치를 주요 내용으로 한 항공보안강화안이 역내 주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매우 크다면서 이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운용은 곧 전면 중단됐다.
하지만 이번 테러기도로 유럽의 공항 보안검색 시스템에 심각한 '구멍'이 드러나면서 분위기가 조금 달라지고 있다.
AP는 피터 반 델른 유럽의회 교통위원회 부위원장이 스히폴 공항에서 시험운용을 한 결과 신체 투시 검색장비가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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