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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욕설봉변 재일아동에 위로편지 쇄도

입력 : 2009.12.29 11:03

일본 극우단체 조선학교 욕설 만행 후 격려편지 '온정', "한국서도 편지온다면 아이들에 큰 힘될 것"


일본 극우단체 회원들에게 '욕설 테러'를 당한 재일 한국인 어린이들을 위로하는 격려의 편지가 일본 각지에서 답지하고 있다.

29일 '조선학교를 지지하는 모임 교토(京都)·시가(滋賀)'(이하 지지모임)에 따르면 이 단체가 지난 4일 우익단체 욕설 시위 이후 벌이고 있는 격려의 편지 보내기 운동에 100여 통의 편지가 이메일과 우편, 팩스 등으로 도착했다.

편지의 수신인은 교토 조선제1·제2·제3 초급학교(초등학교)와 시가 조선초급학교의 어린 학생들이다. 이들 학교는 조총련계가 운영하는 학교지만 조선과 한국, 일본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아이들이 다니는 곳이다.

어린이들은 지난 4일 교토의 교토 조선제1 초급학교에 모여 친선모임을 개최하던 중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이라는 우익 시민단체 회원들로부터 봉변을 당했었다.

이 단체 소속 11명은 이날 이 학교가 인근 공원에서 체육수업을 하는 것을 "불법점거"라며 항의하는 집회를 벌이며 아이들을 향해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조선학교를 일본에서 때려 쫓아내자" "스파이의 어린이들" "김치냄새가 난다"며 확성기로 윽박지르다가 축구 골대를 넘어뜨리고 조회 때 사용하는 단상을 내동댕이치며 난동을 피웠다.

그 와중에 아이들은 강당이나 학교 건물 속에 숨어 공포에 떨어야 했고 울음을 터뜨리는 어린이도 있었다.

학교측은 이 단체를 업무방해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고 재일한국인들이 모여 항의집회를 개최하기도 했지만 직접 욕설을 듣고 상처를 받은 아이들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다. '격려의 말걸기'라는 이름으로 편지보내기 운동이 전개된 배경이다.

아이들을 위로하는 편지는 재일 한국인들 못지않게 양심적인 일본인들이 보낸 것들도 많았다. 일부는 크리스마스카드를 학교로 보내며 위로하기도 했으며 책을 구입해 선물한 경우도 있었다.

도쿄에 사는 한 일본인은 "이(우익단체의) 어른들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어리석고 어린이 같은 사람들이다. 일본인의 한사람으로서 더 이상 그들의 말에 침묵하지 않겠다"고 격려했으며 야마나시(山梨)현의 또 다른 일본인은 "초등학생인 여러분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슬프다. 여러분들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치유되도록 기도하겠다. 응원하는 일본인도 많이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고 말을 건넸다.

미에(三重)현에 거주하는 재일 한국인은 "남이든 북이든 민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우리들의 보물이다"며 용기를 줬으며 한 재일동포 여성은 "세상에는 마음이 고운 사람이 훨씬 많다. 재미있게 놀고 공부해서 착한 어른이 돼라"고 위로했다.

격려의 편지 중에는 뉴스나 유튜브를 통해 소식을 알게 된 한국의 고등학생들로부터 온 메시지도 있었다.

부천지역의 한 청소년단체 소속 고등학생들은 "놀랐을 텐데 힘내고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해요"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힘내세요" "그런 사람들은 잊어버려요. 뒤에서 저희가 응원하고 있어요" 등의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지모임 사무국의 에바라 마모루 씨는 "욕설을 듣고 상처를 받았을 아이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편지 보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예상보다 많은 편지들이 도착하고 있어서 아이들이 다시 힘을 내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익단체가 내년 1월이나 2월에도 공격을 할 것이라고 공헌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더 많은 격려 편지가 도착한다면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오사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