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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국회 보도' 관련 뉴스에 대하여

입력 : 2009.12.2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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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은 어느 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모양이 달라집니다. 대형 텔레비전 화면도 측면에서 보면 좁고 긴 막대기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뉴스에서 기자의 관점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국회의 파행 자체에 집중하느냐, 파행의 ‘배경’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국회를 보도하는 뉴스의 내용에도 큰 차이가 생깁니다. SBS 뉴스의 문제점을 유형별로 정리하는 뉴스비평, 이번 주 주제는 국회 보도입니다.

SBS 뉴스의 국회보도에서 최근 부쩍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충돌'입니다. 4대강 예산을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가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는 뉴스가 연일 계속되더니 지난 17일 뉴스는 여야가 결국 충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나라당의 예결위 계수조정 소위 구성 강행에 맞서 민주당이 회의장을 점거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는 것입니다. 이날 뉴스는 회의장 곳곳에서 고성과 설전이 오고갔다면서 공허한 입씨름을 일일이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뉴스는 충돌을 피하기 위해 여야가 어떤 절충 노력을 펴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17일 뉴스는 여야 중진의원 12명이 4대강 사업가운데 대운하 준비로 오해받을 수 있는 부분은 합리적으로 조정한다는 중재안을 마련했지만, “충돌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뉴스는 여야 중진의원들이 마련한 중재안의 내용은 무엇이며, 이에 따라 삭감 가능한 예산의 규모가 얼마인지, 그리고 중재안이 어떤 절차를 거쳐, 무슨 이유로 파기되었는지를 보도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뉴스는 여야의 절충 노력이 무산된 과정을 그저 '역부족'이라는 말로 얼버무리고 말았습니다.

지난 21일 SBS 뉴스는 여야가 대타협에 실패하여 연내 예산처리마저 무산되면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이란 오점까지 남기게 된다.”고 우려했습니다. 예산안 처리 지연의 불똥은 경제 위기에 취약한 서민과 중소기업들에 먼저 튀고 있다고도 걱정했습니다. 뉴스는 예산 집행 준비에 한 달 정도 걸리므로 집행을 서둘러 경기회복을 보완하려던 정부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 졌다고 전했습니다. 뉴스는 또 국회가 정쟁에만 매달린다는 국민들의 정치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날 SBS 뉴스의 일관된 관점은 국회가 예산안 처리를 지연시킴으로써 서민들이 타격을 받고, 국민들의 정치 불신을 키운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준예산의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고, 서민과 중소기업에게 중요한 것은 예산안이 언제 확정되느냐가 아니라 확정된 예산의 내용입니다. 또한 정부는 사실상 새해 예산 집행준비를 하고 있으며, 그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이미 새해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말해줍니다. 그리고 4대강 예산 삭감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을 ‘정쟁’으로 규정하여 국민의 정치 불신을 키우는 것은 다른 누가 아닌, 뉴스가 해 온 일입니다.

뉴스가 여야의 충돌자체와 국회 파행의 결과만 강조할 경우 책임소재는 흐려집니다. 뉴스가 막연히 국민의 정치 불신이라고 할 때 소수당인 야당이 더 큰 타격을 받습니다. 밀고 나가려는 다수당보다 이를 가로막는 소수당의 입지가 점점 더 좁아지기 때문입니다. 뉴스비평, 이번에는 영리병원 도입을 둘러싼 부처 간의 갈등 보도를 살펴봅니다.

SBS 뉴스는 지난 16일 영리병원 도입을 둘러싸고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사이에 벌어진 갈등에 대해, 이 대통령이 정부가 미리 조율하지 않은 점을 강하게 질책했다고 전했습니다. 하루 전인 15일 뉴스는 외부에서 지분 투자도 받고 이익을 내어 주주에게 배당도 할 수 있는 영리병원을 국내에서 허용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연구용역 결과가 부처에 따라 정반대로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개발연구원은 영리병원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데 반해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산업진흥원은 영리병원으로 인한 부작용을 크게 우려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영리병원을 둘러싼 정부 부처간의 이견이 아니라 영리병원 문제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뉴스는 이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다시 말하면 영리병원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의 현실에 적용했을 때 어떤 문제가 예상될 수 있는지를 분석해야 합니다.

조율이 되지 않은 것에 대한 대통령의 질책이 영리병원 문제를 거론하지 말라는 뜻인지, 아니면 영리병원에 대한 충분한 설득과 조율이 이뤄진 뒤에 거론하라는 뜻인지도 뉴스가 분석해야 합니다. 영리병원 문제는 이미 우리 사회의 중요한 쟁점이 되어 있습니다. 이 문제는 의료산업과 경제의 성장이냐, 아니면 가난한 사람들도 의료혜택을 받는 우리의 의료보험 체계를 지킬 것인가를 선택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영리병원 중심으로 짜인 미국의 의료체계가 서민들에게 어떤 고통을 주고 있으며, 이를 개혁하려던 민주당 정부들이 왜 좌절했고, 오바마 정부와 미국의회가 어떤 노력을 통해 제도개혁을 마지막 단계까지 끌고 왔는지를 소개하는 뉴스가 필요합니다. 영리병원 문제의 논의를 올바른 궤도위에 올려놓기 위해 뉴스는 영리병원에 대한 자세한 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

뉴스는 우선 내년 예산의 삭감과 관련하여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합리적인 양보안을 내놓았느냐, 특히 국민적인 관심사인 4대강 예산을 얼마나 줄였는가를 보도해야 합니다. 합리적인 타협안을 야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회 파행의 책임은 야당에게로 돌아갑니다. 만일 “4대강 예산은 건드리지 말라”는 정부 방침을 다수당이 그대로 수용한다면, 야당과의 타협은 처음부터 불가능합니다. 국회 파행을 두루뭉수리로 비난하지 말고 그 배경을 분석하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