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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파트 시장, 매매·전세 '희비 교차'

입력 : 2009.12.23 11:01|수정 : 2009.12.23 11:02

[2009 부동산 결산] 강남 재건축이 집값 상승 견인, 하반기 대출규제로 매매가 약보합..전세는 강세 지속


올해 아파트 매매시장은 '약(弱)-강(强)-약(弱)'의 순서를 밟았다.

작년 말 금융위기 이후 올해 초까지만 해도 침체일로를 걷던 아파트 시장은 2분기 들어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와 경기 회복 기대감 등에 힘입어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상승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확대 등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신호를 잇달아 보내자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기 시작했다.

반면 전세 가격은 공급 부족과 보금자리주택 대기수요 등으로 꾸준히 강세를 보였고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도 대출규제의 '반사이익'으로 수요자들의 인기를 누렸다.

◇강남 재건축이 집값 상승 견인 = 2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 114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5.71% 올랐다.

구별로는 강동구가 재건축 단지의 상승세에 힘입어 15.51%로 가장 높았고 송파구 11.14%, 서초구 10.22%, 양천구 9.63%, 강남구 8.44%, 영등포구 5.83%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수도권 전체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평균 0.86%이었다. 과천이 18.47% 올라 서울과 수도권 전체에서 매매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이밖에 성남(4.93%), 용인(2.88%), 화성(2.87%), 수원(2.16%), 구리(1.93%) 등의 순으로 올랐다.

올해는 특히 재건축 아파트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서울은 19.23%, 수도권은 7.51%가 올랐다. 작년 한 해 서울 재건축 단지가 -15.17%, 수도권은 -3.09%의 변동률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그동안의 하락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고 볼 수 있다.

지역별로는 작년에 22.09% 하락했던 송파구 재건축이 올해 들어 25.47% 상승했고, 강동구(25.27%), 강남구(20.47%), 서초구(15.44%) 등 서울 강남권은 물론 성남(31.77%), 과천(23.83%) 등의 재건축 단지 매매가도 급등했다.

지난 6월에는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 등 강남권과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강변 일대의 재건축 대상 단지 매매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 가격도 지난 9월 기준으로 3천 555만 원을 기록, 이전 최고가인 2007년 1월의 3천 512만 원을 돌파했다.

이런 상승세는 올해 초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가 유례없는 저금리 정책을 펴고 여기에 각종 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가 맞물리면서 금융위기 이후 낙폭이 컸던 재건축 아파트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반면 작년에 강남권보다 상대적으로 강세였던 강북 등 비강남권 아파트 매매가는 약세를 면치 못해 은평구(-0.56%), 서대문구(-0.42%), 동작구(-0.21%), 구로구(0.09%), 강북구(0.17%), 성북구(0.19%) 등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수도권도 과천과 성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하락하거나 2% 안팎으로 소폭 상승하는 데에 그쳤다.

하반기 들어서는 정부가 DTI 등 대출규제를 잇따라 강화, 아파트값 상승세에 제동을 걸면서 거래가 실종되고 매매가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제2금융권 DTI 확대시행 직전인 10월 2일을 기점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 12월 중순까지 -0.27%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급등했던 강남권은 원래 DTI 제한을 받아온 투기지역이지만 정부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락했다. 강동구 재건축은 최근 두 달간 2.69%가 내렸고 송파구는 2.34%, 강남구는 1.47%, 서초구는 0.19% 각각 하락했다.

◇전세가 급등 = 반면 아파트 전세가는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오르며 매매가 상승률을 넘어섰다. 신규 입주물량이 집중된 수도권 남부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줄곧 상승세를 유지했다.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가는 올해 들어 11.96% 상승했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입주 물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작년 말 급락했던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타자 전세금도 함께 오른 것이다.

특히 송파구(26.87%), 서초구(18.45%), 강동구(16.74%), 광진구(16.33%), 강서구(13.63%), 강남구(12.45%), 중구(12.43%), 양천구(12.42%)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은 7.48%였다.

과천이 무려 37.80% 상승률을 기록, 서울 등 수도권을 통틀어 전세가격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고 하남(26.19%), 화성(23.57%), 군포(15.54%), 구리(15.16%), 용인(12.07%), 수원(11.16%), 부천(11.05%) 등도 크게 올랐다.

이처럼 전세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정부는 지난 8월 오피스텔 바닥난방 허용기준과 다세대 등 도시형 생활주택 주차장 면적 기준을 완화하고 전세자금 대출 규모를 확대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가 주택공급 확대와 수요 흡수에 따른 전세가 안정 등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지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규제확대·세제혜택에 분양시장 '부활' = 1분기까지 경기 하락과 소득 감소, 건설기업 구조조정 등 악재로 침체를 면치 못했던 아파트 분양시장은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며 상당 부분 살아났다.

DTI 등 대출규제로 일반 매매시장이 얼어붙자 대출규제 적용대상에서 제외된 신규 분양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몰린 덕에 '반사 이익'을 톡톡히 누렸기 때문이다.

연말이 다가오자 내년 2월 11일 양도세 한시감면 혜택 종료를 앞두고 계약을 마치려는 수요자들과 '밀어내기 분양'에 나선 건설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열풍'이 더욱 거세졌다.

인천 청라, 송도 등의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와 광교·판교 등 2기 신도시는 물론, 높은 분양가로 논란을 빚었던 서울 재개발 일반 분양분까지도 1순위에서 높은 경쟁률로 마감될 정도였다.

국토해양부가 집계한 전국 미분양 아파트 수도 올해 3월 16만 5천 641가구로 고점에 이른 이후 7개월 연속 하락해, 10월 말에는 4만 5천 가구 줄어든 12만 437가구를 기록했다.

하지만, 비수기인 연말에도 신규아파트 분양 물량이 지나치게 많이 쏟아지며 공급 과잉 상태에 이르자, 경기도 고양 등지를 중심으로 순위권에서 대거 미달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수요자들도 '반값 아파트'로 일컬어지는 보금자리 주택이나 위례신도시 등 공공 분양을 앞두고 내 집 마련을 잠시 미루는 추세다.

이에 따라 투자성을 갖춘 단지는 높은 청약·계약률을 보이지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단지는 도태되는 '양극화' 양상이 굳어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