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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잔치로 끝났다" 기후변화회의 새 협약 무산

조정

입력 : 2009.12.19 20:13|수정 : 2009.12.1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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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세계인들이 숨을 죽이며 지켜본 코펜하겐 기후회의는 결국 구속력있는 합의안을 내는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지구 온난화의 절박함을 알면서도, 인류는 이번에도 계산적이고 이중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덴마크 현지에서 조 정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철야 회의 제안과 환경 운동가들의 감시 속에 정상 회의는 폐막 시한을 넘겨 계속됐습니다.

결국 미국과 중국, 인도 등 지구 온실 가스의 절반 이상을 내뿜는 5개 핵심 당사국들이 별도 회의를 열어 합의문을 만들어냈습니다.

지구 기온 상승을 2도 이내로 제한하고 주요국들은 내년 2월 1일까지 온실 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한다는 것입니다.

또 유럽연합과 일본, 미국이 분담해 긴급 자금 300억 달러를 조성하고 오는 2020년까지 개도국 지원금을 연간 천억 달러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막판에 졸속으로 만든 이 합의문은 중장기 온실 가스 감축 목표와 국가별 의무 할당량 설정 같은 민감한 쟁점들을 모두 피해갔습니다.

빈약한 합의 내용에 구속력마저 부여하지 못해 빛은 더욱 바랬습니다.

[오바마/미국 대통령 : 우리는 코펜하겐에서 전례없이 의미있는 진전을 이뤘습니다. 먼 길을 왔지만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로써 교토 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기후 협약 논의와 합의는 내년 12월 멕시코시티 회의로 미뤄졌습니다.

[안병옥/기후변화행동 연구소장 : 1년간 늦어지면 그만큼 온실 가스 감축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 든다는 게 가장 큰 문제죠.]

결국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가 내년 이후로 밀리면서 이번 기후회의도 정상들의 말 잔치로 끝났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김종희,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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