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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국산무기 잇단 악재에 곤혹

입력 : 2009.12.19 13:40

T-50 UAE 수출좌절에 고폭탄.흑표.K-21사고까지


우리 손으로 만든 최신 무기들이 잇따라 사고에 연루되면서 군 당국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이들 무기는 오랜 기간 큰 비용이 투입된 방산기술의 집약체로 방산분야에서는 흔히 '명품'으로까지 불리고 있는 터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9일 군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 9일 우리 육군의 차기보병장갑차인 K-21이 도하훈련 중 1대가 엔진이 멎는 사고가 발생했다. 

도하 도중 물속 웅덩이에 한쪽 궤도가 빠지는 바람에 차체가 기울면서 상판에 있던 엔진용 공기흡입구로 물이 유입돼 엔진이 정지된 것이다.

10년 만에 내놓은 야 심찬 작품이었지만 실전배치 10일 만에 일어난 사고였다. 

이는 장갑차 조종수의 조종미숙에 따른 사고일 가능성도 있지만 K-21 자체가 수상운행이 가능하고 폭우 등 각종 기상조건에서도 운용돼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공기 흡입구에 쉽게 물이 유입되도록 설계된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흡입구로 물이 들어오더라도 엔진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특수방수처리를 하지 않은 점이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전체 차체 중 사소한 부분을 소홀 히 처리함으로써 명품 장갑차 전체에 대한 평가가 잘못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역시 국내 기술로 개발된 최첨단 차기전차인 K-2전차(흑표)도 핵심부품인 파워 팩(엔진+변속기)에 문제가 발생해 사업상의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이는 변무근 방위사업청장이 지난 24일 국회 국방위에서 "흑표의 핵심부품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 내년도 예산을 집행 못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수면위로 떠올랐다. 

현재 파워팩 결함의 원인을 찾아 개선작업을 진행중이고 이미 체결된 대(對) 터키 수출에는 파워팩이 포함돼있지 않아 큰 문제가 없다는게 방사청의 설명이지만 주력 수출품목인 흑표의 핵심부품에 문제가 발견됐다는 점에서 대외판로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3일 경기 포천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총포탄약시험장에서 6명의 사상자를 낸 155㎜ 고폭탄 폭발사고도 국내 굴지의 방산업체가 만든 포탄 내 신관의 오작동에 의한 것이란 중간조사결과가 나왔다. 

당시 수락시험을 하던 해당 포탄은 해외수출용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대외신인도 문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게 군 안팎의 시각이다. 

그 밖에도 국산 최신무기와 관련한 악재는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의 아랍에미리트(UAE) 수출이 문턱에서 좌절되는 아픔을 맛봤다.

정부는 최고위급까지 동원하는 총력적인 수주활동을 전 개했지만 끝내 고배를 마셔야 했다. 

최근에는 미국계 무기부품 제조업체인 한국무그가 10년여 동안 우리 기술로 개발한 K-9 자주포의 납품 단가를 부풀린 것으로 드러나 업체 관계자가 구속기소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우리가 자랑하는 K-9 자주포의 성능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었지 만 이미지에 손상이 갈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군은 최근 일련의 악재에 대해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아직은 수출이 초창기이고  국산무기 운용이 세계적 수준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K-21 장갑차와 흑표전차의 경우 초도 시험운용과 시운전 상태여서 충분히  취약 점을 찾아 개선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K-9 자주포 납품비리 역시 성능과는  무관한 데다 T-50 수출 문제도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자주국방과 해외수출 활로 개척을 동시에 달 성하려는 우리 군의 '두 마리 토끼' 잡기 전략에는 경고음이 울린 상태라는게 군 주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