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사립대 '감면학비' 장학금 둔갑…장부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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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부 유명 사립대들이 학생들에게 주지도 않은 장학금을 준 것처럼 회계 장부를 조작해온 사실이 SBS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최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중앙대 졸업을 앞둔 A씨의 등록금 납입 증명서입니다.

9번째 학기를 맞아 4학점만 신청하면서 등록금을 225만 원 덜 냈는데 이 돈이 장학금을 받은 걸로 기록돼있습니다.

소수 학점 이수를 위한 것인 만큼 등록금을 적게 내는 게 당연한 데 학교 측은 이 학생이 마치 장학금 혜택을 받아 등록금을 덜 낸 것처럼 회계처리한 것입니다.

고려대 역시 지난 2004년부터 같은 방식으로 해마다 수십억 원대 학비 감면액을 장학금으로 처리해 왔습니다.

이처럼 장부 상에만 존재하는 장학생은 올해만 고려대 2천여 명, 중앙대 2천 4백여 명에 이릅니다.

두 학교 모두 올해 초 이처럼 부풀려진 장학금 규모를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해 대학교육 역량평가를 받았고 그 결과 국가 지원금 30억 원 넘는 돈을 따냈습니다. 

장학금지급률은 6개 평가항목 가운데 20%의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항목입니다. 

학교 측은 이렇게 회계처리를 해도 학교 수입에는 변동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 중앙대 관계자 : 예산처 운영방침에 따라 처리한 거에요. 학칙상 여러 방법으로 허용이 돼요.]

교과부는 장학금 부풀리기 의혹에 대한 진상 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송완호/교육과학기술부 대학선진화과 : 잘못된 것이 확인된다면 지원금을 환수 조치하고 내년 지원프로그램에 신청 못하도록 할 것.]

교과부는 결과에 따라 조사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