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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명예 살인' 10년만에 밝혀져

입력 : 2009.12.18 10:09


중동지역에서 흔히 여성들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명예살인(Honour Killing)'이 영국에서 사건 발생 10년 만에 밝혀졌다.

런던 중앙 형사법원은 17일 런던 북부지역 우드퍼드 그린에 사는 툴레이 메흐메트(49)에 대해 딸 고렌(당시 15세)을 살해한 혐의를 인정, 유죄를 선고했다.

메흐메트는 또한 딸의 애인(당시 30세)을 흉기로 살해하려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고렌은 자신보다 15살 연상인 하릴과 사귀던 지난 1999년 1월 집에서 감쪽같이 사라졌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으나 별다른 진척 없이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그러나 실종 10년이 지나 고렌의 어머니 하님이 말문을 열면서 명예살인의 진실이 드러났다.

하님은 "툴레이가 침대에서 손발이 뒤로 묶인채 엎드려 있는 것을 봤으며 온몸은 피멍이 들어있었다"며 "당시 남편이 '딸이 다시 달아나지 못하도록 손발을 묶었다'고 말했다"고 털어놓았다.

고렌의 남동생(당시 8세)도 경찰에서 "누나가 실종되기 직전에 아빠가 누나에게 마지막으로 작별 키스를 하라고 말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터키에서 이주한 시아파 무슬림인 메흐메트가 딸이 나이 많은 남자와 사귀고 더구나 그 남자가 수니파 무슬림이라는 사실을 알고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살해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재판과정에서 고렌은 실종되기 몇주 전에 두 번씩이나 집에서 도망쳤고 아버지로부터 구타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나쁜 행실로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여성을 살해하는 명예살인의 폐습은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

이민자가 증가하면서 영국에서도 매년 명예살인으로 의심되는 살인사건이 12건 가량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