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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당선부터 잭슨 사망까지…'국제 10대 뉴스'

입력 : 2009.12.17 10:46


① 미국 첫 흑인 대통령 취임

버락 오바마가 제 44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1월 20일은 역사적인 날이었다. 인종의 벽을 뛰어넘은 첫 흑인 대통령의 탄생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새 시대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줬다. 그러나 대화와 협상을 중시하는 '스마트 외교'는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얻었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으며 건강보험 개혁은 격렬한 이념대립을 촉발시켰다.

오바마의 '담대한 희망'이 냉엄한 현실에 부딪히자 1년 전 그에게 열광했던 미국인들도 등을 돌리기 시작해 지지율은 추락을 거듭했다.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세 번째로 노벨평화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지만 수상 자격을 둘러싼 논란으로 빛이 바랬다. 취임 첫해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그에게 실업난과 아프간전쟁 등 산적한 과제는 2010년도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② 지구촌 휩쓴 신종플루

4월 멕시코에서 처음 발생한 신종플루는 순식간에 유럽과 아시아 등으로 확산하면서 지구촌을 공포에 떨게 했다. 지금까지 전 세계 208개국에서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사망자는 1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월 인플루엔자 경보의 최고 단계인 '대유행'을 선언했으며 각국 정부는 신종플루 확산 방지와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미국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유럽에서는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변종이 잇따라 보고돼 각국 보건당국을 긴장시켰다.

신종플루는 재택근무 등 일상생활을 바꿔놓았으며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관광산업은 피해를 봤다. 반면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백신 주문이 폭주하면서 신종플루 특수를 누렸다.

③ 일본 민주당 정권 교체..얼어붙은 미일관계

전후(戰後) 54년간 지속돼 온 일본의 자민당 일당 지배체제가 무너졌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가 이끄는 민주당은 8월 30일 총선에서 자민당을 대파하고 정권교체를 실현했다. 총리에 오른 하토야마는 관료의 힘을 약화시키고 빈부격차 완화를 위한 세제 개혁에 나서는 등 일본 정치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으로 대변되는 아시아 중시 외교는 동북아 국제질서에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오키나와(沖繩) 미군 비행장 이전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갈등을 빚으면서 미일 관계가 급속히 냉각됐으며, 정치자금 문제로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도덕성에도 상처를 입었다. 디플레 늪에 빠진 경제도 하토야마 정권의 발목을 잡고 있다.

④ "지구 살릴 마지막 기회" 코펜하겐 기후회의 개최

지구온난화로부터 지구를 구하기 위해 전 세계가 팔을 걷어붙였다. 제 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192개국, 1만 5천여 명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12월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막했다. 2012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협약 마련을 위해 열린 이 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개발도상국 지원금 규모 등을 놓고 선진국과 개도국은 물론 개도국끼리도 의견이 충돌하는 등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이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과장하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자료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온난화 회의론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인류의 공멸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하면서 회의 막판 큰 틀의 정치적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히 남아있다.

⑤ EU 리스본 조약 발효

유럽연합(EU)의 '미니 헌법' 리스본 조약이 12월 1일 공식 발효됐다. 2001년 논의를 시작한 지 8년 만에 이뤄낸 성과로 EU는 경제 통합에 이어 정치 통합의 닻을 올렸다. 'EU 대통령'으로 불리는 초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는 헤르만 판롬파위 벨기에 총리가 선출됐으며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에는 영국의 캐서린 애슈턴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지명됐다.

리스본 조약의 발효로 EU가 정치, 안보 분야에서도 한목소리를 내게 됨으로써 세계무대에서 EU의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만, 조약 비준 과정에서 회원국 간 이견이 노출되고 인지도가 높지 않은 인물들이 상임의장과 외교대표에 선출되면서 조약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비판도 있다.

⑥ 세계 경제회복 가속화

지난 해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를 얼어붙게 했지만 각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공조 노력으로 끝없이 하강하던 경기침체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7천 87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가동하는 한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통해 각국의 정책 공조를 이끌어냈다.

호주는 10월 G20 가운데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 '출구전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은 2010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5%에서 3.1%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실업률이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제위기의 고통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두바이 쇼크, 그리스 재정위기 등도 세계 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⑦ 중국 신장위구르 대규모 시위

7월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대규모 유혈시위 사태가 벌어졌다. 광둥(廣東) 성에서 발생한 한족과 위구르족 노동자들의 집단 충돌이 발단이었다. 유혈사태로 숨진 사람은 197명. 부상자는 1천 700여 명에 달했다. 특히 10월 1일 건국 60주년을 앞두고 한족과 위구르족 간의 민족대결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중국 지도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사태 직후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급거 귀국했으며 중국 지도부는 일제히 소수민족 자치지역으로 달려가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소수민족에 대한 뿌리깊은 차별과 경제적 소외감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위구르는 티베트에 이어 중국의 화약고로 남을 전망이다.

⑧ 끝이 보이지 않는 아프간 전쟁…미국 병력 증파

미국은 9·11 테러의 주범으로 지목한 오사마 빈 라덴을 잡기 위해 2001년 10월 아프간전쟁을 시작했지만 갈수록 전쟁의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빈 라덴은 건재하고 탈레반은 더욱 강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12월 1일 아프간에 3만 명의 미군을 추가 파병하고 2011년 7월 철군을 개시할 수 있다는 새 아프간 전략을 발표했다. 그러나 오바마의 '도박'이 성공해 '제국의 무덤' 아프간에서 임무를 달성하고 예정대로 철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인들도 전쟁에 지쳐가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제 2의 베트남전'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아프간전쟁에 투입된 전비는 1천 710억 달러. 미군 전사자는 920명을 넘어섰다.

⑨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사망

6월 25일. 황제의 갑작스런 죽음에 전 세계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사인은 심장마비. 컴백 공연을 불과 2주 앞두고 날아온 비보였다. 7억 5천만 장의 앨범 판매고, 그래미상 13회 수상…. 누구보다도 화려한 삶을 살았고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였지만 무대 뒤 삶은 불행했다.

두 차례 결혼은 모두 파경을 맞았고 아동 성추행 혐의는 그의 이미지를 바닥까지 실추시켰다. 50세의 나이에 돌연 세상을 떠난 그의 죽음을 두고 수많은 의혹이 제기됐으며 미국 LA 검시소는 잭슨의 사망을 '살인'으로 결론지었다. 추모 열기도 뜨거웠다. 마지막 공연 연습 장면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디스 이즈 잇'은 개봉 5일 만에 1억 1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팝의 황제는 전설이 됐다.

⑩ 이란 대선과 반정부 시위

이란에서 6월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6월 12일 치러진 대선 개표결과 강경보수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이 승리를 거뒀지만 개혁파 후보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를 주축으로 한 개혁파는 선거 부정을 주장하며 거리로 몰려나왔다. 학생과 시민 등 수만 명이 시위에 참여하는 등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30년 만에 최대 규모의 시위로 번지자 이란 당국은 시위대를 무력 진압했다.

이란 정부는 진압과정에서 30여 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개혁파 진영은 7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한다. 단문 메시지 송수신 서비스인 '트위터'는 시위대의 주요 소통 수단이자 이란 국내 실상을 세계에 알리는 창구 역할을 하면서 위력을 과시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