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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엔 철거 안 한다더니" 지켜지지 않은 약속

박현석

입력 : 2009.12.08 20:42|수정 : 2009.12.0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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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서울시는 1년 전 철거대상 아파트라도 세입자가 남아있는 경우 추운 겨울철에는 철거 작업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결국 철거에 몰린 노인 한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보도에 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시가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한강변의 용강시범 아파트입니다.

철거를 앞두고 남아있는 세입자는 모두 15가구.

최근 세입자들은 철거 공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마포구청에서 지난달 26일부터 빈 아파트를 철거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철거 작업은 세입자가 거주하는 바로 옆 집과 윗집, 아랫집에서 모두 진행됐습니다.

[박찬일/세입자 대표 : 옆집, 밑집, 밑에 사는 집 이런 다 이렇게 철거 준비 명목으로 창문 다 뜯어서 밖에다가 던지고, 뭐 이런 식으로 와서 소란스럽고 하니까 애가 다 경기가 나가지고.]

하지만 1년전 세입자를 보호한다며 겨울철 철거를 금지하겠다던 서울시는 상황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 하나도 손댄 것 없어요. 다른 아파트의 경우는 창틀이라든가 그런 것들을 다 떼어냈어요. 그런데 용강(아파트)는 그것도 안 했어요.]

철거 작업중에 한 60대 세입자는 철거 용역 직원과 다툰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아파트 세입자 : 갈 데가 없는데 어떻게 해요. 못 사는 게 시의 탓도 아니고 내 탓인데. 살다가 못 살면은 뭐 거리로 나앉든가.]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한 후에야 서울시는 올 겨울까지 용강시범아파트 전체에 대한 일체의 철거작업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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