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을 뇌물수수, 알선수재 등 혐의로 8일 구속 기소하면서 `안원구 파문'은 법정에서 공방을 벌이는 2라운드로 접어들게 됐다.
안씨는 지난달 18일 검찰에 체포된 뒤 같은달 21일 기업들의 세무조사 편의를 봐 주고 부인이 운영하는 미술관을 통해 세무조사 대상 기업에 미술품을 사도록 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이후 보강 수사를 통해 그가 모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와 관련, 도움을 줄 것처럼 말하면서 3억원을 받은 혐의와 함께 자신이 소개한 사람의 과세 전 적부심사를 대리한 세무사로부터 사례로 1억원을 받은 혐의를 추가했다.
그러나 검찰은 안씨가 자신의 직무에 관해 뇌물을 수수, 요구하거나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다른 국세청 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해 뇌물을 받은 혐의는 찾아내지 못했다.
대신 안씨가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과 관련해 돈을 받았다는 알선수재 혐의만 확인했다.
검찰은 또 안씨가 이런 불법행위를 통해 11억원의 이익을 챙겼지만, 부인 홍혜경씨에 대해선 "(불법행위의) 이익은 (안씨) 본인에게 귀속된 것으로 보인다"며 공범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 처벌하지 않았다.
결국 검찰이 지난달 18일 새벽 안 국장을 긴급체포하면서 시작된 안씨의 뇌물수수 및 알선수재 사건은 그가 20일 만에 기소되면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안씨가 단순히 뇌물수수 등에 대한 범죄사실만으로 최근 느닷없이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다고 보기는 어렵다.
안씨 사건이 세간의 관심을 끌어모은 것은 그가 구속된 뒤 부인 홍씨가 각종 의혹을 잇따라 제기했기 때문이다.
홍씨는 국세청과 정부 등에서 남편의 퇴직을 종용했다며 관련 녹취록을 공개하는가 하면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정권교체 직전에 유임을 위해 "여권 실세에게 10억원을 줘야한다"며 안씨에게 3억원을 요구했다고 주장, 파문을 일으켰다.
안씨는 1999년 청와대에 들어간 뒤 행정고시 26회 출신인데도 행시 21회 선배들을 제치고 승승장구했고, 6년 간의 청와대 근무를 마치고 국세청에 복귀한 뒤에도 요직을 두루 거친 `실력자'였다.
이런 점에서 안씨 측이 제기하는 의혹들은 진위에 앞서 내용 하나하나가 결코 가볍게 무시할 수 없는 사안으로 세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안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보다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형사재판은 공개재판이 원칙인 만큼 안씨 측은 법정에서 의혹을 모두 꺼내놓으면서 이번 사건을 안씨의 '개인비리'보다는 '권력형 의혹' 사건으로 몰고 가려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검찰은 철저히 공소사실 위주로 접근, 공직자로서 안씨의 처신과 비리 의혹에 초점을 맞춰 '불끄기' 작전에 나설 것으로 보여 향후 재판 과정에서도 양측 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