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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월드컵 유치 위해 조찬도 세번씩"

입력 : 2009.12.06 09:06

"한국 정치, 스스로 잘해 이기려는 축구 배워야"


지난 5일 새벽(이 하 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끝난 국제축구연맹(FIFA)의 2010 남 아공 월드컵 조추첨 행사에 즈음해 2018ㆍ2022 월드컵 유치를 위한 각국의 활동도 본격 막이 올랐다. 

이런 가운데 FIFA 부회장 겸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기도 한 정 대표는 '월드컵 유치 전쟁'의 선봉장을 자임, 도착한 1일부터 케이프타운을 떠나던 4일까지 만  나흘간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정 대표는 케이프타운을 떠나기 전인 4일 오후 시내 웨스틴 그랜드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유치 활동에 대한  질문을 받자 대뜸 품에서 일정표를 꺼내 보였다.

일정표에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주요 축구계 인사들과  조 찬 약속이 줄줄이 잡혀 있었다. 

정 대표는 "오늘도 아침만 세 번이나 먹었어요"라며 웃었다.

그는 전날 FIFA가 시내 류벤호프 에스테이트에서 개최한 32개 본선 진출국 대표단 만찬에 한복 차림으 로 참석해 각국 축구관계자들에게 2022 월드컵 한국 개최의 필요성을 알리기도 했다 . 

그는 한국의 월드컵 개최 필요성을 설득하는 근거로 "`축구는 사람들을 하나 되게 할 수 있다'(Football can bring people together)라는 말이 있다"라며  "지금부 터 13년 후인 2022년에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가 하나가 되는데 월드컵이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경기를 위해, 세계를 위해'(for the game, for the world)라는 FIFA의 슬로건을 소개하면서 FIFA는 단순한 스포츠단체를 넘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하고, "그래서 우리가 월드컵을 개최하는 것이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남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함께 진출한 데 대해 정 대표는 "(영국 연방을 구성하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 4개 지역 중 두 지역이 월드컵에 동반 진출한 적은 없지만, 남북한은 성공했다. 대단한 것"이라면서 "내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남북한 교민이 공동 응원을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 대표가 된 데 대해 국제 축구계 인사들로부터 많은 축하를 받았지만, 한국 정치에 대한 그들의 물음에는 "그냥 바쁘다"라고 짧게 답했다는 정 대표의 말에는  축구와 달리 국민의 질책이 더 가까운 한국 정치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그는 한국 정치가 축구에서 배워야 할 점이 있는 지 묻자 "나도 정치인인 만큼 책임이 있는데..."라며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가령 조추첨을 해서 강국과 맞붙는 다고 해도 그 나라를 미워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잘해서 이겨보자는 경쟁을 하는  것이 바로 축구다.

그런데 우리 정치는 자기가 스스로 잘하려는 경쟁이 아니라,  상 대를 미워하는 경쟁을 하는 것 같다"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정치가) 상대편을 증오하는 경연장이 돼서는 곤란하지 않 겠느냐"라며 `상생의 정치'를  강조했다. 

(케이프타운<남아공>=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