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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차라리 방목하라!

이병희

입력 : 2009.12.02 18:59


얼마 전 신문을 넘겨보다 눈에 띠는 두 건의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부모들의 과도한 교육열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미국 부모의 과잉부모에 관한 기사는 조선일보가 시사 주간지 타임이 최신호(09년 11월 30일)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자식을 위하는 부모의 과잉보호, 일종의 광기(狂氣)가 자식을 오히려 망친다는 내용의 기획기사인데... 그 케이스가 가히 충격적입니다.

요즘 미국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유아용품 중에 킨더코드(Kinder Kord)라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외출했을 때 호기심 많은 아이가 엉뚱한 곳으로 새지 못하도록 아이의 손목과 부모의 손목을 연결해주는 끈이라고 하는데, 동네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줄' 과 뭐가 다르냐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고 하네요.

공부 뿐 아니라 축구, 야구나 하키 등 운동과목에 개인별 과외 선생님을 붙이는 것은 기본이고 요즘은 연필을 잘 못 쥐는 아이들을 위한 특별 과외교사를 고용하는 극성 부모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런 부모의 과잉보호가 자녀의 학창시절이 지난 뒤에도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대학에 입학한 뒤에도 웹 캠을 통해 엄마와 줄기차게 화상 대화로 모든 문제를 상의하고, 대학을 졸업한 이후 회사와 연봉 협상 과정에서도 부모가 자녀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전략을 코치해준다고 하니... 엄마 캥거루 주머니 속에 덩치 큰 캥거루 새끼가 따로 없습니다.

한국의 부모도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국민일보는 <그들만의 '짝짓기' 교육>라는 기사에서 요즘 강남 엄마들의 신종 네트워킹을 소개했습니다.

서울 강남의 최고급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엄마들을 중심으로 집안의 경제적 수준이나 사회적 지위가 비슷한 아이 4~5명을 엮어 일종의 짝짓기를 맺어준다는 일이 성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함께 유치원에 가서, 함께 밥을 먹고 유치원 이후 시간에는 수영과 골프 등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시간표를 조정해서 짜주고, 생일파티도 따로 차려준다고 합니다.

유치원 졸업 이후 초등학교나 중학교, 고등학교도 가능한 같은 방향으로 진로를 정해줘서 나중에 성인이 된 뒤에도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끈끈한 관계로 이어지길 바라는 것이라고 합니다.

모두 자녀가 잘 되길 바라는 생각에서 그랬겠지만 기사를 읽는 내내 씁쓸한 웃음만 피식 나왔습니다. 아이의 손목을 끈으로 묶는다고 해서 세상을 향한 아이의 강렬한 욕구까지 묶어 둘 수 있을까요? 배경좋고, 공부잘하는 아이들끼리 묶어둔다고 해서 20~30년뒤, 40~50년 뒤에도 그들이 고품격의 균질화된 어른들로 묶여 있을까요?

혹자는 교육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교육은 '뿌리'와 '날개'를 동시에 주는 것이다"

붙잡을 것은 붙잡아주되 결국 스스로의 두 날개로 날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죠. 곁에 꽁꽁 묶어두면서 '뿌리'만 단단케 하는 일종의 '광기'에 가까운 과잉보호는 결국 자녀들을 불행하게 만들 것입니다.

오죽하면 '아이를 차라리 방목하자'는  교육방식까지 유행하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