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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격장 '잔류화약'이 폭발성 화재 일으켜

입력 : 2009.11.30 16:08

경찰 브리핑 "발사대앞서 발화·확산…휴게실쪽으로 화염 분출"


사망자 15명, 중화상 1명의 인명피해를 낸 부산 실내 실탄사격장 화재는 사격시 발생할 수 있는 화염이나 유탄, 파편에 의해 발화돼 잔류화약과 흡음제 등 가연물질에 옮겨붙으면서 급격하게 확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실탄 사격장 화재 수사본부(본부장 김영식)는 30일 오후 부산경찰청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사격장 화재의 발화지점은 격발장 1번 발사대 1.5m앞 가연물 적치 장소로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발화원인에 대해 "사격시 발생하는 화염, 유탄, 파편 등에 의해 착화돼 발사실내 잔류화약, 흡음스펀지 등의 강한 가연성 물질에 옮겨붙으면서 폭발에 가까운 속도로 확산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격장 내에 있던 8개의 CCTV 중 7대에서 화재 이후 훼손된 14초(화재전 3초, 화재후 11초) 분량의 화면을 복원한 결과,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복원된 CCTV에는 격발장 1번 발사대 앞에서 '번쩍' 하며 화재가 발생하는 장면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복원된 CCTV 상에는 화재 당시 발사대 내에 4명의 사람이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로 미뤄 경찰은 착화원인은 명확히 밝히지 못했지만 유탄과 파편 등 어떤 이유로 불이 난 뒤 조금씩 타다가 사격이 끝날 무렵 잔류화약 등에 의해 큰 불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사격장 관리인 최모(38) 씨 등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벽면과 천정에 대한 잔류화약 청소는 개업이후 5년 동안 한번도 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또 바닥 청소에서 수거한 잔류화약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사격장 내부에 보관했다는 진술을 최 씨로부터 확보했다.

이 때문에 벽면 흡음제의 계란판 모양으로 움푹 들어간 부분에 잔류화약과 가연성 먼지 등이 잔뜩 쌓여 있다 급격한 화재로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또 폭발성 화재로 이어진 것에 대해서는 "발사실 내 밀폐공간에서 흡음제의 연소 등으로 인한 다량의 화염과 연기가 발생, 급격한 온도 상승에 의해 팽창한 뒤 휴게실 쪽으로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불완전 연소에 의한 가스부산물에 재점화되면서 폭발음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격을 막 끝냈거나 사격을 이미 마친 뒤 휴게실에 있던 일본인 관광객들은 휴게실 내부로 다량의 유독가스와 화염이 순간적으로 밀려오자 가스를 마시고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바람에 많은 희생자가 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경찰은 그러나 발화원인이 총기 화염인지 유탄 또는 실탄 파편에 의한 것이 밝히지 못해 정확한 발화원인을 놓고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한편 사격장 업주 이모(64) 씨와 사격장 관리인 최모(38) 씨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격발장내 잔류화약에 대한 청소를 소홀히 하는 등 사격장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번 화재로 많은 인명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