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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값·의료비 눈덩이…가계 휘청

입력 : 2009.11.17 07:06


가계의 의료비 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로 인해 의료.보건에 대한 수요가 많은 데다 신종플루로 인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부쩍 늘었고 일반 의약품 가격이 인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의약품 가격 오르고

1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일반 의약품의 소비자가격이 3년만에 10∼20% 상승했다.

이는 작년과 올해 초에 제약회사들이 공급가격을 대거 올린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박카스와 아로나민 골드, 겔포스엠, 아스피린, 마이보라, 지르텍 등 유명 약품들의 출고 격이 10%씩 인상됐고 정로환이 15% 올랐다.

이에 앞서 작년에는 까스명수, 복합 우루사, 둘코락스에스정, 훼미닌이 10% 가량 올랐다. 키미테의 출고가격은 38% 상승했다.

다만 전문의약품 가격이 크게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전체 의약품 물가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전문의약품 가격은 제약회사에서 임의로 손댈 수 없고 건강보험공단 등에서 관리하고 있다.

제약사들은 일반 의약품 가격 인상요인으로 원재료비와 환율, 관리비 상승 등을 들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약값을 4년만에 인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예전에는 약값이 무척 비쌌지만 이제는 광고를 줄이고 비용을 효율화해서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신형근 정책실장은 "특정상품의 경우, 인지도가 높고 대체 약물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들은 계속 구입하게 된다"고 밝혔다.

일반 의약품을 편의점에서 판매하면 가격이 내려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KDI는 가격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시민단체는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통 경로가 많아진다고 해서 공급가격을 차등화할 수 없고, 판매처 간에도 가격 경쟁을 벌이지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한방 진료비 늘어

고령화에 신종플루까지 겹치면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10월 소비자 물가지수에서 외래진료비는 3년 전에 비해 7.2% 올랐고 입원진료비는 8.5%, 치과진료비는 10.6%, 건강진단비는 6.0%, 간병도우미료는 12.0%, 산후조리원 이용료는 10.1% 각각 올랐다.

특히 한방 진료비는 3년 전에 비해 24.1%나 상승했다.

건강보험공단 조사에서 올해 상반기 한방 진료비는 작년 상반기에 비해 16.9% 증가했다.

이에 대해 한의사협회는 올해 상반기 환자가 병원을 찾는 날이 12.4% 늘었고 환자 수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수가가 침 시술 값 인상 등으로 3.8% 오른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의사협회 관계자는 "동의보감이 유네스코에 등재된 점 등으로 인해 한방의료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고 내원 환자가 증가했다"며 "그러나 3분기에는 신종플루에 대한 한의학적인 접근이 배제돼 있어 환자 증가추세가 지속될 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원형 연구위원은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는 배경은 고령화가 기본이고 그 밖에는 실제 질병 문제가 많거나 불안심리가 크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며 "가처분 소득이 줄어드는데 따른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생산유발효과, 교용유발 효과가 높은 의료산업이 활성화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