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단서없어, 공무원비위 집중 살펴"
골프장 시행사 스테이트월셔가 조성한 100억원대 비자금과 관련해 다수의 여권 정치인이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검찰수사의 향방이 주목된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은 정치인 금품 수수설에 대해 8일에도 "현재로서는 확인된 바도, 소환 계획도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의 성격상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할 수 없지만 현재로선 정치권으로 번질 수 있는 구체적인 단서나 진술은 없다"며 "일단은 골프장 인허가 과정에서 공무원의 비위가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치권의 연루설에 대해 "그럴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현재로서는 아무 근거없는 첩보 수준의 얘기"라고 강조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지난달 말 구속된 스테이트월셔 회장 공모씨가 조성한 비자금은 101억여원 정도로, 골프장 부지 매입을 시작했던 2004년 4월부터 1년간 모두 조성한 것으로 구속영장에 기재돼 있다.
검찰은 회사 측의 회계자료 및 계좌 추적을 병행하면서 공씨를 상대로 비자금의 용처는 물론 추가로 비자금을 조성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검찰은 일단 공무원에 대한 수사를 마치고 뇌물 등에 대한 구체적인 단서나 증거가 확보되면 정치권으로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정치권 입문의 포부를 갖고있던 공씨는 현재 거명되는 여권 정치인들과 연결되기 위해 오랫동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 지난해 초 한나라당 서울시당 부위원장이라는 직함으로 정치권과 인연을 본격화했다.
따라서 공씨가 여권 정치인에게 불법적인 금품을 제공했다면 골프장 인ㆍ허가 과정에서 편의를 얻으려고 했다기보다 정치 입문의 발판을 마련하는 게 목적이 아니었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권교체 이전인 2004∼2007년 말까지 공씨가 무려 1천600억원을 호남권 금융기관인 K은행과 K금융 등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빌렸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옛 여권과 연결짓는 '시나리오'도 내놓는다.
골프장 공사는 아직 절반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당시 받은 대출금은 대부분 증발해 버렸다는 소문이 이런 시나리오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이런 모든 정황이 구체적인 단서로 뒷받침될 경우 이 사건은 언제든 여야 정치인 다수가 연루된 게이트 수준의 대형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검찰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터라 현재로선 아무래도 신중한 스탠스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각종 의혹과 소문은 무성하지만 확인되는 부분만 집중조사해서 관련자를 처벌하는 새로운 수사 패러다임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바깥에서 이런저런 소문이 떠돌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수사의 끝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외부 상황에 의해 끌려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며 단계를 밟으면서 정확하게 환부만 도려내는 수사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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