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명 총재 차남과 영혼결혼식 올려…"자극적인 시대에 발레만이 주는 아름다움 필요"
<8뉴스>
<앵커>
국내 최초의 민간 발레단인 유니버설 발레단이 올해로 25주년을 맞았습니다.
창단 당시부터 지금까지 발레단을 일구고 가꿔온 문훈숙 단장을, 주말 인터뷰에서 남주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영원한 지젤'
한국인 최초의 워싱턴발레단 솔리스트, 유니버설 발레단의 프리마 발레리나로, 특히 '지젤' 역으로 사랑받았던 문훈숙 단장의 애칭입니다.
[문훈숙/유니버설 발레단 단장 : 사실은 팔다리도 좀 짧고. 허리가 긴 편이었고. 그래서 조각가가 조각을 깎듯이 무용수는 그 정말 어려운 훈련을 통해서 몸을 깎아서 살아 움직이는 아름다운 조각이 돼야 한다.]
박보희 전 세계일보 사장의 딸이자 통일교 문선명 총재의 둘째 며느리라는 꼬리표는 무대위에서 관객을 마주해야 하는 무용수로서 그녀가 넘어야 할 또 하나의 벽이었습니다.
[문훈숙/유니버설 발레단 단장 : 무대 위에서 설 때는 누구의 딸이고 누구의 며느리고, 누구의 부인이기 때문에 서는 것이 아니고, 무대에 설 때는 음악이 있고 공간이 있고 에너지가 있고, 또 배역이 있어서 그 인물이 지젤이면 지젤, 백조면 백조가 되면서 문훈숙이라는 사람은 사실 없거든요.]
하지만 스물한살의 나이에 교통사고로 작고한 문총재의 차남과 영혼결혼식을 올린 이후 25년간의 홀로서기는 쉽지 않았을 듯 합니다.
[문훈숙/유니버설 발레단 단장 : 사랑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발레에서 사랑을 표현하느냐라고 얘기를 약간 비판적으로 얘기한 적이 있는데요. 사랑의 그리움이 뭔지, 기다림이 뭔지, 위해서 희생하는 것이 뭔지. 저는 그런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7년전 발가락을 다쳐 토슈즈를 벗은 뒤 발레단 운영과 후진 양성에 전념하고 있는 문훈숙 단장.
[문훈숙/유니버설 발레단 단장 : 정말 감동적인 무용수 또는 김연아의 피겨 스케이팅을 보고 있으면 감동이 되는 이유가 음악의 시각화거든요. 그래서 음악이 눈으로 보이고, 춤이 귀로 들리는 것 같은.]
[문훈숙/유니버설 발레단 단장 : (관객의 입장에서 봤을 때 발레를 왜 봐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인간의 신체를 가장 이상적인 아름다움으로 표현한 춤이 발레라고 생각하는데요. 도스토예프스키가 그런 말을 했죠. 아름다움이 세계를 구한다고. 모든 것이 굉장히 자극적인 이런 시대에 이런 아름다움, 발레만이 줄 수 있는 아름다움이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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