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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길이 지역경제를 살린다…"길이 자원"

유병수

입력 : 2009.11.06 20:38|수정 : 2009.11.0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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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걷기 열풍이 불자, 지방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걷기 좋은 길 조성에 나서고 있습니다.

잘 만든 길 하나가 지역경제를 살리기도 한다는데, 길 시리즈, 오늘(6일)은 유병수 기자가 길의 경제적 가치를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지평선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길.

800여 Km의 세계적인 도보 여행길 스페인의 산티아고 가는 길입니다.

한 달 넘게 걸어야하는 험난한 여정이지만, 아름다운 자연이 함께하기에 여행객이 끊이지 않습니다.

해마다 600만 명이 다녀가면서 주변 와인산업 등에 미치는 경제효과만 연간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영국의 사우스웨스트 해안길이나 독일의 로만틱가도도 해마다 500~600만 명이 방문해 연간 약 6~8천억 원 가량의 경제효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들 매출의 90% 이상이 주변의 소규모 상점과 음식숙박업에서 이뤄져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걷기 좋은 길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곳이 제주도 올레길입니다.

조성된 지 2년 동안 18만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도보 여행객들이 지역 상권에 지출하면서 생긴 경제효과만 137억 원에 달합니다.

[주영민/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일반적인 관광형태에서는 관광을 운영하는 주체가 모든 수익을 가져가는 반면에, 길 같은 경우는 지역에 있는 상가라든지 점포들에서 돈을 쓰기 때문에 굉장히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효과 때문에 서울 종로구가 골목길 20코스, 광주광역시는 무등산 옛길을, 전남도는 남도갯길 6천리길을 조성하는 등 지자체들이 걷는 길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김충용/서울 종로구청장 : 길이 잘 나지면 지역 가치가 올라가요. 지자체로서는 세금을 더 받는다고나 할까, 그렇게 해서 주민들한테 더 베풀 수 있게 되니까.]

좋은 길 하나가 열 공장 부럽지 않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관광수입뿐 아니라, 환경적인 요소만 감안하더라도 좋은 길을 만들어야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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