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되는 270~280명 규모의 우리 군 '보호병력'이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하려면 무장세력의 테러와 기후, 지형 등 3대 악조건을 극복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3일 아프간에 파병됐던 다산부대 7진과 동의부대 9진이 작성해 합참에 보고한 참전결과 보고서(06.2.23~06.9.14)에 따르면 당시 다산.동의부대 장병들을 괴롭힌 요인은 적대세력의 테러와 대부분이 산악지대인 지형과 그에 따른 기후변화 등이었다.
이르면 내주께 아프간으로 떠날 정부 합동실사단도 우리 보호병력과 지방재건팀(PRT)이 이런 악조건의 영향을 덜 받는 지역을 선정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적대세력의 테러 = 현재 아프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적대세력은 탈레반과 알 카에다, 히그(HIG:Hezb-e Islami/Gulbudin)), 파키스탄 반군 연합세력 등이다.
아프간 구(舊) 집권세력인 탈레반은 이슬람원리주의 학생동맹이 기반세력으로, 사회 불안 유도와 중앙정부의 영향력 확장을 저지함으로써 탈레반 정권을 재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테러 세력인 알 카에다는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국경 산악지대에서 활동 중이며 아프간내 동맹군과 정부인사, 유엔 직원 등을 공격한 뒤 근거지로 도주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탈레반 정권 당시 '히잡-이 굴부딘' 수상을 추종하는 무장 정치세력인 HIG는 탈레반 정권 와해 당시 카불을 비롯한 수도권과 동북부 국경지역으로 흩어져 정권회복을 위한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다.
파키스탄 반군 연합세력은 파키스탄 북부지역을 주 근거지로 활동하는 이슬람정권 추종세력으로, 탈레반과 알 카에다 조직과 연계해 세력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이들은 자살폭탄과 급조폭발물(IED), 대전차 로켓(RPG-7), 박격포 등으로 동맹군과 유엔 직원들을 공격하고 있으며 최근 이라크의 영향을 받아 폭탄 제조기술과 공격방법 등이 고도로 지능화되고 있다.
IED는 탈레반의 주요 테러 유형으로 최근에는 차량에 폭발물을 적재해 특정지점으로 이동시켜 터트리는 VBIED(차량 급조폭발물)과 특정위치에 폭발물을 설치한 뒤 원격으로 조정해 폭발시키는 RCIED(무선.원격조종 급조폭발물)가 대표적이다.
또 사거리 8km의 구소련제 107mm 다연장 로켓(캬츄샤)과 박격포 등을 이용해 원거리에서 동맹군의 주둔지인 바그람기지를 공격하고 있으며, 현지 고용인으로 가장해 기지에 진입해 테러를 하거나 동맹군의 동향을 정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120일간 모래폭풍..기후변화 심해 = 아프간은 4계절이 뚜렷이 구분되지만 대륙성 기후의 영향으로 보호병력 파병이 유력시되는 시기인 3~5월에는 폭우가 빈번하고 고온다습하다.
6~9월에는 고온 건조하고 120일간 모래폭풍이 분다. 주로 오후에 발생하는 모래폭풍은 평균 초당 14~17m의 강풍을 동반하며 1.6km 밖을 볼 수 없다. 이 때문에 각종 호흡기 질병과 기관지 손상, 눈병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여름철엔 고온 건조한 사막성 기후로 40℃ 이상의 불볕더위로 열사병과 일사병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건조한 먼지바람은 차량과 전자장비 고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우기로 주 1회 이상 50mm의 비가 내린다. 그러나 산악지역에는 국지적인 폭우와 함께 10~15cm 눈이 내리기도 한다. 산악지역에서 비가 내리면 계곡물이 넘쳐나 도로가 침식돼 작전 차량이 멈춰 서게 되며 이때 산악지역을 근거지로 하는 적대세력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
◇ 산악지형..미확인 지뢰지대 많아 = 국토의 75%가 산악지형으로 대부분이 암석과 사막지대로 형성돼 있다. 바다와 인접한 지역은 없으며 힌두쿠시 산맥의 영향으로 도로망이 열악하고 마을 다수가 대도시와 고립되어 있다.
미확인 지뢰지대가 많아 PRT 활동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PRT 지역의 하나로 꼽히는 카피사주(州)는 급경사 또는 낭떠러지 지역으로 차량이 이동이 쉽지 않고 적대세력이 매복하기 좋은 곳이다.
그러나 카피사주는 주지사가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해 주정부의 영향력이 외진 곳까지 확장되고 있고 NGO 단체를 포함한 다양한 국제기구들의 투자를 적극 유치해 안정화되어 가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인원을 확대키로 한 PRT는 파견 국가의 지역적, 사회적, 역사적 여건을 고려해 시행하는 새로운 민사작전 방식으로 아프간에서만 유일하게 시행되고 있다.
PRT의 사업 우선순위는 경찰서와 검문소, 경찰훈련소 건립과 도로건설, 학교와 공공시설, 병원 등의 건립, 심정.관개시설 설치, 지역 발전시설 건립 등이다.
아프간은 장기간 내전으로 사회 기반시설 등 사회적 인프라가 거의 붕괴됐다. 주민들은 목축업과 농작물 재배업을 하고 있지만 아편과 대마초 재배가 보편화되어 세계 마약생산량의 85%가 아프간에서 재배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