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 '만추' 등 고전 영화 리메이크
'가족의 탄생'을 만든 김태용 감독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영화들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예전에는 유럽이나 미국 영화들이 좋았는데, 요즘에는 선배 감독님들의 작품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수용 감독님이나 임권택 감독님 등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김태용 감독은 자신이 존경한다는 김수용 감독도 만든 적이 있는 이만희 감독의 '만추'(1966)를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그는 현재 미국 시애틀에서 시나리오를 다듬고 있다.
1960년대에 만들어진 한국 고전 영화들이 리메이크를 통해 부활하고 있다. 1960년대 작품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시도되는 것이다.
1960년대는 한국 영화 최고의 황금기였다. 매년 평균 100편 이상이 제작됐고, 1968-1969년에는 200편을 넘기도 했다.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로 불리는 1997-2006년 10년간 연간 제작편수가 71편이고, 100편을 넘긴 해는 '괴물' 등이 제작된 2006년밖에 없다는 사실을 보면 이는 더욱 뚜렷하다.
리메이크의 선봉은 김기영 감독의 1960년작 '하녀'다. 1960년대에 만들어진 기념비적인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김진규, 주중녀, 이은심, 엄앵란이 출연한 이 영화는 한정된 공간(2층집) 안에서 개인의 욕망을 치밀하게 묘사해 시선을 끌었다.
'오래된 정원'(2007), '그때 그 사람들'(2005)의 임상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밀양'(2007)으로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전도연이 원작에서는 이은심이 맡았던 '하녀' 역에 도전한다.
이 영화는 내년 5월 개봉을 목표로 올해 12월께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만추'(1966)는 배우 이혜영의 아버지이기도 한 이만희 감독의 대표작이다. 신성일과 문정숙이 출연한 이 영화는 모범수로 특별 휴가를 나온 여주인공이 위폐범으로 쫓기는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기영 감독이 1975년 '육체의 약속'이라는 이름으로, 김수용 감독이 '만추'(1981)라는 동명 타이틀로 각각 다시 만들었을 정도로 영화 감독들에게 꾸준한 영감을 주는 작품이다.
그러나 이만희 감독의 '만추'는 아쉽게도 현재 필름이 사라진 상태다.
김태용 감독의 리메이크 영화에는 현재 배우 현빈의 출연이 확정적인 가운데 여주인공 모범수역으로 탕웨이(湯唯)등 중화권 배우들도 거명되는 상황이다.
이밖에 올해 타계한 도금봉의 연기가 빛나는 '월하의 공동묘지'(1967)도 제작사 베르디픽쳐스에 의해 내년에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영화 평론가 유지나 동국대 교수는 이와 관련, "1960년대는 걸작이 많았다. 특히 '하녀'같은 작품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높게 평가받는 영화"라며 "작품성과 해외에서의 높은 인지도뿐 아니라 과거를 그리워하는 향수 등이 어우러지면서 1960년대 영화에 대한 리메이크가 시도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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