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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옥외집회 금지' 첫 무죄판결

입력 : 2009.10.28 14:39

"위헌조항 적용하면 심각한 법적혼란 야기"


야간 옥외집회 금지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온 이후 촛불재판에서 처음으로 무죄 판결이 나왔다.

집시법 개정 전까지 법 적용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놓고 일선 판사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나온 판결이어서 전국에서 진행중인 900여명의 촛불집회 관련자 재판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이제식 판사는 28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과 일반 교통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권모(42)씨에 대해 집시법에 한해 무죄를 선고했다.

일반 교통 방해 혐의는 유죄가 인정돼 벌금 3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헌법재판소가 해당 야간 옥외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내년 7월1일부터 효력을 상실한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해당 조항이 위헌이란 사실이 확인된 만큼 집시법 조항에 한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헌재법에 따르면 형벌법규로서의 야간 옥외집회 금지 조항은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고 해당 조항을 근거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 전면적으로 재심이 허용된다"며 "따라서 해당 조항을 그대로 적용해 유죄를 선고할 경우 오히려 심각한 법적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헌재가 기존 조항을 잠정 적용하도록 결정했다고 해서 결정 내용의 본질이 위헌에서 합헌으로 변질된 것은 아니다"라며 "따라서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야간 옥외집회 금지 조항이 위헌·무효란 사실이 확인된 만큼 처벌법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일반 교통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촛불집회 참가 군중과 함께 차도를 검거해 차량 통행을 불가능하게 했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권씨는 2008년 8월 오후 7시30분∼8시20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에 참석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4일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제10조와 벌칙을 규정한 23조1호가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내년 6월30일까지만 한시적으로 현행 조항을 적용토록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대구지법·울산지법·북부지법 법 개정시까지 현행법을 계속 적용하라는 헌재의 취지를 살려 관련 사건에서 모두 유죄 판결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