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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박사 집행유예 선고 의미는

입력 : 2009.10.26 17:09|수정 : 2009.10.26 17:15

논문조작·횡령 혐의 인정…도덕성 치명타


법원이 26일 황우석 박사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황 박사는 법정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논문조작과 횡령 혐의가 모두 인정됨에 따라 도덕성의 상처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재판부는 특히 논문조작의 경우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했다면 처벌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혀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논문조작 인정…기소 잘못돼 처벌불가" = 법원은 황 박사가 2004년과 2005년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논문이 모두 조작됐다고 판단했다.

2004년 논문의 경우 테라토마 DNA 지문 분석 결과와 테라토마 사진이 모두 조작됐다고 인정했다.

또 2005년 논문은 보다 광범위한 조작이 이뤄져 줄기세포주 확립현황 도표·면역염색검사·핵형검사·배아체형성검사·테라토마형성검사·면역적합성검사·DNA 지문분석결과·인간영양세포 사용 등 갖가지 데이터가 조작됐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특히 황 박사가 논문 조작 가운데 일부를 암묵적으로 지시했거나 묵인했다고 책임을 인정했지만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되지 않아 처벌할 수 없었다며 검찰 기소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재판부는 "논문 조작행위 자체가 논문심사 기관의 심사업무를 방해하는 정도에 이른다면 업무방해죄의 형사적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2006년 5월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전세계적으로 학술 논문 조작행위 자체에 대해 형사처벌한 사례를 발견하지 못했고 학계에서 자율적으로 정화해야 한다"며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SK·농협 연구지원비 20억 사기 '무죄' = 법원은 그러나 황 박사의 주요 혐의인 조작된 논문을 근거로 농협과 SK로부터 각각 10억 원의 연구비를 받은 혐의(사기)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즉 논문 조작과 연구비 지원 사이에 인과관계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법원은 특히 SK가 논문을 신뢰하고 후원금을 지원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실험데이터가 조작된 사실을 알았다고 연구비를 후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농협 역시 연구비를 지원한 행위가 논문조작이나 이와 관련 허위 과장 발표 등과 무관하다는게 법원의 인식이다.

재판부는 "해당 논문 데이터를 조작하고 관련 사항을 알리지 않았다고 해서 황 박사가 SK와 농협을 속여 연구비를 편취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시했다.

◇개인 횡령 5억9천만 원…'도덕적 파산' = 법원은 황 박사가 2000년 10월∼2005년 2월 신산업전력연구원에서 재료비 구입 명목 등으로 받은 31억5천400만 원 가운데 5억9천200만 원을 개인용도로 횡령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황 박사는 이에 "용도가 표기되지 않은 포괄적인 후원금이기 때문에 횡령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도덕적 결백성'을 입증하는데 주력해왔다.

검찰은 그러나 황 박사가 차명계좌를 이용해 현금을 넣었다 뺐다 하는 등의 방법으로 환치기·돈세탁을 해 5억9천여만 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5억9천여만 원 상당을 사적 용도에 사용할 목적으로 차명계좌에 은닉하거나 실제 사적인 용도로 임의 사용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며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또 "횡령금액이 5억 원을 넘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야 했지만 검찰에서 단순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하는 바람에 법원이 임의로 피고인에 대해 불이익하게 판단할 수 없었다"며 검찰 기소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