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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건' 100분간 마라톤 선고

입력 : 2009.10.26 17:16


3년4개월간 법정 공방을 벌였던 '황우석 사건'이 26일 100분간의 선고를 끝으로 제1막을 내렸다.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은 공판 시작 30여분 전부터 황 박사의 지지자와 불교계 인사, 취재진 등이 200여개의 좌석과 통로를 가득 메웠다.

법정에 미처 들어가지 못한 지지자 100여 명은 청사에 대기했고, 법원 측은 열기를 식히려고 때아닌 에어컨을 가동하고 법정 내에 비디오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돌발 상황에 대비했다.

재판 시작을 15분 앞두고 진한 감색 양복을 입고 말없이 출정한 황 박사는 방청객의 박수를 받으며 자리에 앉았다.

재판부는 "선고에 오랜 시간이 걸리니 앉아서 경청하라"고 '마라톤' 선고를 예고하고 소회와 당부를 밝히는 것으로 재판을 시작했다.

사회적 이목을 의식한 듯 "선입견을 배제하고 법정 증거와 법리, 형사소송법, '100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1명의 억울한 죄인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따라 엄격히 판단했다"며 "전문지식 부족으로 오류나 부족함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승복할 수 없다면 항소할 수 있다"고 알렸다.

혐의별로 공소 요지와 변호인의 주장,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이어지는 동안 황 박사는 입을 굳게 다물고 정면을 응시했고, 바로 뒤편에 앉은 김선종 전 미즈메디 연구원은 고개를 떨어뜨려 대조를 이뤘다.

방청객은 침묵 속에 판결의 의미를 되새기거나 메모를 하는 등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으나 연구 성과 조작을 알리지 않고 SK의 연구비를 지원받는 혐의가 무죄라는 부분에서 박수치다 경고를 받았다.

황 박사는 사기 혐의 일부가 법리상 무죄로 인정되는 등 호의적인 판결이 이어지자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으나 횡령이나 허위 증빙자료를 제출해 정부 연구비를 받은 행위 등 유죄 판단에는 침통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뒷부분에 이르러 황 박사가 연구비로 치부하거나 사익을 위해 쓰지 않고 동물학 연구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을 택하되 집행을 유예한다는 처벌 수위가 언급되자 법정이 잠시 술렁거렸다.

선고를 마친 재판부가 마침내 퇴장하자 황 박사는 방청객의 박수를 받으며 밝은 표정으로 지지자와 악수하며 퇴정했다.

그는 법정 밖으로 나와 사진촬영에는 응했으나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채 승용차에 올라탔고, 그의 소감을 들으려던 취재진과 지지자가 뒤엉켜 넘어지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