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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북 옥수수 지원제의…북한 수용할 듯

입력 : 2009.10.26 11:08

성사시 대북식량지원 '물꼬' 의미


정부가 26일 북한에 옥수수 1만t 등의 지원을 제의함에 따라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정부 차원의 대북 식량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이번 지원 제의는 북측이 지난 16일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인도적 지원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비록 명목상 지원의 주체는 대한적십자사지만 옥수수 1만t의 조달과 배송 비용 약 40억원은 정부가 남북협력기금에서 충당키로 한 만큼 이번 건은 정부 차원의 지원 제의로 봐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이후 인도주의 차원의 대북 식량 지원과 관련, 요청이 있어야 추진하되 북에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요청이 없더라도 지원한다는 원칙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작년부터 지난 16일 적십자 실무접촉 이전까지 북측은 공식적으로 지원 요청을 하지 않았고 우리도 요청없이 지원에 나설 만큼 북한 식량사정이 시급한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 아래 지원에 나서지 않았다.

그 때문에 쌀 40만t.비료 30만t을 제공할 수 있는 남북협력기금이 책정되고도 작년부터 2년간 전혀 사용되지 못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간접지원도 현 정부 출범 이후 이뤄지지 않았다.

작년 5월 미국이 대북지원을 재개하던 때를 즈음해 정부는 북측의 요청이 없었음에도 옥수수 5만t지원 의사를 먼저 타진한 일이 있었지만 결국 북측이 받지 않아 지원이 성사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북측의 요청이 있긴 했지만 이번이 현 정부 출범 후 정부 차원의 첫 대북 식량 지원으로 기록되려면 북한이 지원의사를 수용해야 한다는 변수가 남아 있다.

작년 5만t 지원 제의도 거부한 북한이기에 이번에도 지원량이 적다는 이유로 수용을 거부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로, 6.15공동선언과 10.4 선언 이행을 강조하며 남측과 각을 세웠던 작년 5월과 달리 현재는 지난 8월부터 시작된 북한의 대남 유화공세가 지속되고 있는 국면이라는 점에서 북이 거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기동 박사는 "북측이 `양'보다는 대북지원의 물꼬를 튼다는 측면에서 지원을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심은 북한이 지원을 수용하는 동시에 최근 적십자 실무접촉때 우리 측에서 요구한 11월 서울.평양 교환상봉 및 내년 설 계기 상봉행사 개최, 금강산 면회소를 활용한 상봉 정례화 등에 성의를 표할지 여부다.

이미 추석계기 상봉행사를 남측의 가시적 상응조치 없이 치른 만큼 추가로 상봉행사를 가지려면 남측이 별도의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태도를 보일지, 후속 상봉행사 개최에 동의하는 등의 전향적 태도로 나올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울러 이번 지원이 성사되면 쌀.비료 등의 대규모 후속지원과 관련한 논의가 언제쯤 이뤄질지도 관심거리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대규모 지원은 북한의 식량사정, 남북관계 상황, 국민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키로 한 만큼 향후 남북관계 상황에 따라 고위급 회담이 열리면 쌀.비료지원 문제도 다른 남북관계 현안과 함께 다뤄질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