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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굴(oyster)을 이제는 갯벌에서도 양식한다기에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앞바다를 다녀왔습니다. 우리나라 굴양식은 현재 청정수역인 남해안 통영을 중심으로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는데, 양식방법은 굵은 밧줄을 굴종자들이 달라붙을 수 있도록 바닷물 속에 늘어뜨린 뒤 수확기때 걷어올리는 투하식입니다. 그런데 투하식은 굴 껍질들이 서로 더덕더덕 엉겨붙어 있기 때문에 껍질을 분리하고 알맹이를 발라내야 하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닙니다. 또 껍질이 벗겨진 상태에서 유통되다 보니 보관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몇년전부터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주)씨에버라는 기업과 공동으로 갯벌 양식을 추진해, 마침내 프랑스에 이어 2번째로 갯벌 굴 대량생산에 성공했습니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관련 연구가 진행중이지만 아직은 연구단계입니다. 갯벌 굴양식을 위해서는 종자배양을 위한 기술력과 함께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갯벌이 필요한데, 미국과 일본은 마땅한 갯벌을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세계 5대 갯벌에 프랑스 북해연안과 우리나라 서해안이 포함돼 있는 것을 보면 기술력보다는 아무래도 깨끗한 갯벌이 굴양식 성공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겠죠.
아무튼, 갯벌 굴양식은 갯벌위 1m 정도 높이에 시설물을 고정시킨 뒤 그 위에 굴 유패를 담은 그물망을 얹어서 키우는 방식입니다. 밀물때는 시설물이 바닷물속에 잠기게 했다가 썰물때 3-4시간정도 햇볕에 노출되도록 하는 방식인데, 사실상 자연상태의 굴 성장과정과 거의 비슷합니다. 자연상태에서의 굴은 썰물때 햇볕에 노출되면 말라죽지 않기 위해 스스로 몸집을 최대한 움추리고, 각종 보호물질을 분비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각종 미네랄이나 아미노산이 더 많이 만들어 진다고 합니다. 자연산 굴이 투하식으로 양식된 굴보다 훨씬 쫄깃쫄깃하고 영양가가 많은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갯벌 굴양식은 또 한번 설치만 해 두면 특별한 관리가 필요없어 고령화 때문에 일손부족에 허덕이는 우리 어민들에게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희소식이 아닌가 합니다. 현재 통영에서 투하식으로 키워진 굴은 현재 개당 60원 안팎에서 거래되지만 갯벌 굴은 4배가 넘는 2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또 이렇게 자라난 개체굴은 햇볕과 추위에 단련돼 있어 영상 5도 정도의 온도만 맞춰주면 왠만해서 안죽는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해외 수출도 가능하다는 얘깁니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갯벌굴 대량양식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프랑스와 일본에서 벌써부터 장기계약문의를 해올 정도입니다.
다른 수산물은 절대로 날 것으로 안 먹는 프랑스인들이 굴만은 생굴을 좋아합니다. 연간 18만톤, 23억개의 생굴을 소비한다고 하니 그 소비량만도 어마어마합니다. 굴이 우유보다 200배나 많은 요오드 성분을 갖고 있어 노화를 방지하고, 동물성 식품 중에서 보기드문 알칼리성 식품 등등의 장점을 차치하더라도, 나폴레옹이 전쟁중에서 한끼라도 생굴을 빼놓지 않고 먹었고, 발자크는 한번에 굴 1,444개를 먹어치웠다는 일화가 있는 것만 봐도 가히 프랑스인들은 굴과 함께 생활한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이런 프랑스인들이 굴 산란기인 3월부터 9월까지는 독성때문에 굴을 먹을 수 없으니 얼마나 안달이 났을까 가히 짐작이 갑니다. 그러다보니 산란기인 여름에도 굴을 먹기위한 노력을 기울인 끝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사시사철 생산이 가능한 갯벌 굴양식을 개발하게 된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실제 프랑스에서 소비되는 굴의 30%는 여름에 소비된다고 하는군요.
따라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2번째로 갯벌 굴양식에 성공했다는 것은 정말 엄청난 뉴스가 아닌가 합니다. 그동안 남해안에서 생산된 굴의 80%이상은 등급이 높지않아 주로 김장용으로 사용돼 왔습니다. 생식용으로 쓰기에는 신선도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보다 4배이상 비싼 생식용 굴이 세계에서 2번째로 세계 5대 갯벌중 하나인 서해안에서 생산된다는 것은 자동차나 반도체에 못지않은 엄청난 경제유발효과가 기대됩니다. 정부도 내년에 이 사업을 수산업분야 역점사업으로 정하고 2019년까지 전체 25만ha의 2%인 5천ha까지 재배면적을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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