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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스페셜] ③ '유리 온실의 최후' 이미 쓰여진 결말

입력 : 2009.10.26 11:18|수정 : 2009.11.0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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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페셜 홈페이지 바로가기 "아침에 일어나서 '세상에, 이산화탄소가 또 1ppm 상승하다니! 오늘은 운전하지 말아야겠다, 나무를 심어야겠다, 아니면 오늘은 천천히 숨을 쉬고 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바이오스피어2 안에서 그런 것들을 생각해야 했어요."
- 바이오스피어2 프로젝트 참가자 린다 레이

 

19년 전 미국 애리조나 사막, 또 하나의 지구가 탄생했다.

유리 온실 안에 열대 우림과 바다, 사막까지 조성하여 최대한 현재 지구 상태와 비슷한 환경을 갖춘 인공 생태계, '바이오스피어2'는 남녀 8명을 거주자로 받아들여 2년여 간의 항해에 올랐다. 그러나 외부와의 물질 교환 없이 자급자족 생활을 해야만 했던 8명의 도전자들은 눈이 부시도록 진일보한 인간 과학을 찬양할 수 없었다. 온도가 오르기 시작한 '지구'가 산소 대신 이산화탄소를 내뿜게 된 까닭이다. 농사용 토양에 함유된 다량의 유기물은 박테리아 서식에 호조건을 제공하였고, 식물의 광합성만으로 박테리아가 내뿜는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할 수 없게 되었다. 심지어 건물의 콘크리트벽도 산소를 흡수한 채 방출하지 않았다. 산성화된 바다에서는 산호들이 녹기 시작했고, 지상의 식물은 다른 식물의 생장을 저해하면서 도미노처럼 생태계가 무너졌다. 현존하는 지구인 중 가장 먼저 '제 2의 지구'를 경험한 8명 역시 영양 부족으로 피골이 상접한 채 서로 다투다 '진짜 지구'로 되돌아왔다.

그래도 돌아올 곳이 있었던 8명과 달리, 우리는 지금부터 아무리 열심히 '노아의 방주'를 만들어도 뜨거운 지구를 한 바퀴 돌 때까지 닻을 내리지 못한 채 끝없이 부유하게 될 지도 모른다. 결국 바퀴벌레나 개미들만이 겨우 살아남은 채 덩그러니 남은 인류의 꿈, '바이오스피어2'는 자신의 열병을 감지한 지구가 준비한 한 편의 묵시록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