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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을 즐긴다" "정말?!"

김정기

입력 : 2009.10.25 19:09|수정 : 2009.10.27 00:43


지난 주말이었습니다. 호주의 있는 '뉴스 채널9'의 뉴스 방송 시간 중 앵커 뒤에 대형 갈매기가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처음에는 모형 갈매기 처럼 보였지만 서서히 움직이는 것을 보면 진짜 갈매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대형 갈매기의 출연이 뉴스와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보도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 뉴스가 방송되고 있었을 때 앵커를 통해 살인사건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청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보도 내용도 끔직하고 화면도 충격적이다 보니, 많은 시청자들이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확인 결과, 앵커 뒤에 도시 배경을 넣기 위해 건물 밖에 설치한 카메라 앞을 갈매기가 지나가면서 렌즈에 잡힌 것입니다. 갈매기 모습이 워낙 가까운 위치에서 카메라에 잡히다 보니, 대형 갈매기 같은 모습으로 방송됐습니다.

사실 이런 모습이 처음이 아닙니다. 제가 뉴스 진행 PD를 담당하던 2005년, 뉴스 시작 직전 건물 밖에 설치된 카메라 렌즈 위에 파리가 앉은 것이었습니다. 작은 파리가 아니라, 검은색의 대형 파리가 렌즈 위에 앉아 움직이는 모습이 뉴스 센터 모니터에 나타났습니다. 뉴스 책임자입장에서 당황할 수밖에 없었죠. 그것도 뉴스 3분 전이었기 때문에 뉴스 센터 안에 있던 모든 직원들도 당황했습니다. 일부는 웃음을 참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결국 카메라를 좌우로 움직여 파리를 쫒아버렸지만 하마터면 대형 파리의 모습이 전국에 방송되는 방송 사고가 날 뻔 했습니다.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1998년 추석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서울톨게이트에 설치된 중계차 앞에서 도로 상황에 대해 생방송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cctv를 통해 본 고속도로는 의외로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결국 운전자들은 여유있게 운전을 할 수 있다고 방송을 준비했죠. 그러나 방송 카메라에 생방송 불이 들어오고 제 순서가 되는 순간, 도로가 승용차들로 주차장이 되버렸습니다. 당시 기자 초년병이었던 입장에서 당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사 내용과 현장 상황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죠. 결국 방송하면서 말도 더듬고 내용도 어색하고....이후 한동안 중계차 생방송은 하지 않았습니다.  방송은 실수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항상 완벽해야 하고 실수를 하면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뉴스는 항상 생방송이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한 일이 언제 발생할지 모릅니다. 따라서 항상 긴장해야 하고 또 긴장하게 됩니다. 생방송을 앞두고 준비 하는 스탭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대단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날씨 변화, 교통변화, 뉴스 순서 변화, 카메라 위치 변화, 화면 변화 등 무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부 기자들은 녹화방송보다 생방송을 더욱 즐긴다고 말합니다. 생방송 때만 느낄 수 있는 스릴감 때문입니다. 저 역시 스릴을 즐기는 기자들 가운데 한명입니다. 그러나 10년전까지만 해도 생방송을 어느 것보다 무서워하고 싫어했습니다. 그러나 10년 넘게 기자생활을 하다보니, 이젠 그런 두려움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사실 우리 생활도 하루 하루가 생방송입니다. 우리 인간이 살면서 많은 실수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그냥 웃으면서 넘어갑니다. 만일 우리가 매일 범하는 실수를 용서받지 못하고 지나가면 어떻게 될까요? 생방송이라고 생각하고 하루 하루를 생활하면 어떻게 될까요?

오래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