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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도 소가 산다고? - 매너티 특급 수송작전

김아영

입력 : 2009.10.16 09:27


오늘은 경찰 사건 대신 조금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려합니다.

지난 휴일, 바다소 한마리가 멀리 저 아프리카에서 우리나라로 이민을 온다고 해서 그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바다에도 소가 산다고?" 라고 의아해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바다소 종류인 매너티라는 녀석을 만나고 온 건데요.


사진을 봤을 때는 살 찐 물개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 크면 300kg이 넘는 거구가 되지만, 눈은 작고, 팔은 짧은 아주 귀여운 녀석입니다.


그런데 요 녀석이 전 세계에 천마리 정도만 남아서 국제 보호종으로 지정돼 있는데다, 몸 값이 무려 2억 5천이나 된다더군요.

이렇게 '귀하신' 몸을 들여오다보니, 목적지까지 오는 50여 시간 동안 007작전을 방불케하는 특급 작전이 동원됐습니다.

유순하지만,  스트레스에 워낙 약해서 여러모로 신경을 써줘야하기 때문이죠.

물에 사는 녀석인데도, 허파로 숨을 쉬기 때문에 물에 장시간 담아올 수 없거든요.

결국 큰 상자에 젖은 스펀지를 깔아주고, 녀석을 뉘인 다음 다시 젖은 담요를 덮어줘야합니다.

피부가 말라버릴까 틈틈이 들여다보면서 물도 뿌려줘야하지요.

아프리카 현지처럼 온도도 맞춰줘야해서 우리나라에서 이동할 때는 항온 차량도 동원이 됐습니다.

덜컹덜컹 너무 심하게 가면 녀석이 힘들테니, 빠르지 않게 천천히~이동했고요.

더 신경 쓰일 수 밖에 없는 건 녀석의 짝인 암컷 한마리가 이동 중에 죽어버렸거든요.

방콕에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서 하늘나라로 가버렸답니다.ㅠㅡㅠ

외로운 녀석의 심기를 건드리면 안되니 어느것 하나 쉬운 게 없었답니다.

다행히 항생제 주사도 맞히고 하면서, 수족관까지 도착했습니다.

괜찮을까? 괜찮을까? 두근두근…. 걱정반 기대반 상태를 확인해보니 힘들어서 눈물까지 흘렸더군요. 안쓰러웠습니다.

하긴 지구 반바퀴를 돌아왔으니, 사람이라도 쉽게 버틸수는 없지요.

여튼, 우여곡절끝에 녀석은 드디어 '물을 만났습니다.

물 만난 고기 마냥(?) 상자에서 쓰윽 미끄러져 입수하는 걸 보니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래도 건강하구나, 하는 생각에 말이죠.^^ 짧은 다리로 바닥을 짚으며 헤엄치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운면서도 나.름. 사랑스러웠습니다.

자, 자, 그럼 이렇게 귀엽다는 매너티는 언제나 볼 수 있을까요? 저만 봤다고 자랑하는 건 아니고요.^^;;

적응기간이 조금 필요하답니다. 사람이 여행을 해도 시간이 좀 필요하잖아요.

아픈데는 더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고요. 이르면, 다음달쯤, 일반인들에게 공개가 될 겁니다.

한번쯤 찾아가셔서 녀석이 빙글빙글 헤엄치는 모습을 보셔도 후회 없으실거예요.

참, 물 안에서 수영치다가 가끔 올라가거든요. 그때 손가락 절반 크기만한 코구멍이 열립니다.

나중에 잘 보세요^^ 코구멍도 닫개가 있는 재미있는 녀석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