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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 언어로 작성되는 한-EU FTA 협정문

입력 : 2009.10.15 17:40|수정 : 2009.10.15 17:42

'다언어 공동체' EU측 22개 버전과 한글본 번역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 사이에 15일 가서명된 한국-EU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은 23개 언어 '버전'으로 만들어진다.

이날 가서명된 영어본을 제외하고 EU 측에서는 앞으로 수개월에 걸쳐 21개 공식어로 번역되고 국내에서는 외교통상부가 한글본 작성에 박차를 가해 이르면 내달 중 한글본 협정문을 완성하게 된다.

27개 회원국을 가진 EU는 지구상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대표적 '다언어 공동체'다.

벨기에(프랑스어.네덜란드어)와 룩셈부르크(프랑스어.독일어), 오스트리아(독일어), 키프로스(그리스어) 등 4개국을 제외하고 EU에서는 27개 회원국에 23개 공식어가 인정되고 있다.

따라서 영어를 포함, EU 측에서 23개 공식어 버전과 한글본 등 모두 24개 언어 버전이 만들어져야 하지만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아일랜드(겔릭어)가 한-EU FTA 협정문의 겔릭어본은 필요없다는 입장을 보여 EU 측에서 22개 언어 버전이 필요하게 됐다.

이날 가서명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내년 1분기에나 본서명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EU 측의 협정문 번역 작업 때문으로 영어본과 한글본만 필요했던 한-미국 FTA와는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이다.

다언어 공동체인 EU에서는 23개 공식어를 인정함으로써 개별 회원국의 언어 정체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문화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긍정론과 함께 각종 문서의 번역, 회의에서의 통역에 과도한 비용이 쓰인다는 비판론이 양립하는 실정이다.

특히 국제어로서 영어가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면서 역내 젊은 세대가 영어 이외의 외국어 습득에 큰 관심을 갖지 않음에 따라 통·번역 인력난이 갈수록 심화하는 점이 큰 문제로 지적된다.

(브뤼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