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학살·인종청소' 국가들도 사형 폐지

입력 : 2009.10.10 14:49

보스니아, 캄보디아, 르완다, 동티모르 등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캄보디아, 동티모르, 르완다 등은 과거 학살과 전쟁으로 국제 사회의 걱정거리가 됐으나 지금은 다른 공통점을 갖고 있다. 모두 사형제도를 완전히 폐지했다는 것이다.

'세계 사형 폐지의 날'인 10일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현재 모든 범죄에 대해 사형제도를 없앤 국가는 92개다.

이중엔 노르웨이와 캐나다 같은 서구 선진국뿐만 아니라, 남미 마약범죄의 온상인 콜롬비아와 전쟁ㆍ기아 문제로 악명이 높았던 아프리카 르완다, 앙골라 등도 포함돼 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인종청소'가 자행된 1992∼1995년 내전으로 이슬람계 주민 등 약 15만명이 숨졌다. 일반 범죄에 대한 사형은 1997년 없앴고 이후 2001년엔 사형제를 완전히 철폐했다.

1970년대 후반 공산정권 대학살을 겪은 캄보디아는 1989년 사형 완전 철폐국에 가입했고, 인도네시아의 억압 통치로 인구의 약 25%인 20만명이 숨졌던 동티모르는 1999년 독립하면서 공식적으로 사형제를 금지했다.

콜롬비아는 1909년 이후 사형제를 종식했지만 수십 년간 대형 마약 조직의 무력 횡포와 반정부 게릴라 분쟁이 계속돼 인권 상태가 열악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92개 사형 완전 폐지국 중 아프리카 국가는 12곳이나 된다. 아프리카인권위원회(ACHPR)가 1999년 사형금지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인권 증진 정책에 따라 사형을 폐지하자는 논의가 대륙 차원에서 활발하게 일어난 결과다.

앙골라는 같은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가입국인 모잠비크와 나미비아가 1990년 사형제를 없애자 2년 뒤 해당 제도를 폐지했다. 다른 SADC 회원국인 모리셔스와 남아프리카 공화국도 1995년과 1997년 사형 금지를 선언했다.

앰네스티 집계에 따르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 작년 공식 집행된 사형은 2건에 그쳤다.

앰네스티 한국지부의 박승호 사형폐지 캠페인 담당자는 "제도상 사형이 없어진 것은 바람직하나 국가별로 초법적 처형, 국가에 의한 살인, 납치 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형이 가장 많은 대륙은 아시아다.

특히 중국은 전 세계 사형집행 건수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나, 관련 수치를 국가기밀로 규정하고 있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는지를 확인한 사례가 없다.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와 불교 국가로 유명한 태국도 사형 존치국에 속한다.

한국은 1997년 이후 사형을 집행한 적이 없어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나 강력범죄 사건이 터질 때마다 극형에 대한 찬반양론이 심하게 갈려 철폐 여부에 대한 견해를 정하지 못한 상태다.

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사형폐지의 날을 기념해 10일 오후 서울 명동에서 사형의 잔혹함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하고 시민에게 제도 철폐의 필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