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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는 이런 것"…뺑소니범 검거 이야기

입력 : 2009.10.03 10:30


수사 단서가 없어 자칫 영구미제로 남을 뻔한  뺑소니 사건이 수사기관의 끈질긴 추적으로 발생 1년 만에 해결됐다. 

3일 서울남부지검에 따르면 이모(29)씨는 작년 8월18일 오전 1시20분께 친형 소유의 SM5를 운전하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행인을 들이받았다. 

당황한 나머지 부상한 행인을 두고 달아난 이씨는 범행을 은폐하려고 차를 친척이 사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빌라 앞에 갖다놓고 커버를 씌운 채 내버려뒀다 . 

경찰 수사가 시작된 것은 그로부터 2개월 뒤인 10월16일.

한 주민이 "빌라 앞에 커버가 덮인 승용차 한 대가 장기간 주차돼 있다"고 신고한 것. 

경찰은 승용차의 앞 유리창이 깨져 있고 보닛 부분에 혈흔이 묻어 있는 점으로 미뤄 뺑소니 차량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씨와 그 가족을 포함한 주변 인물을 중심으로 탐문수사를 벌였으나 허사였다. 

이들 가운데 범인이 있다는 심증은 있었지만, 모두 차를 운전한 적이 없다고 한결같이 진술했을 뿐만 아니라 차량 발견 장소도 이들의 거주지인 경기 성남과  동떨어져 도무지 단서를 찾을 수 없었던 것. 

경찰은 운전자는 물론 사고장소와 피해자 신원조차 확인할 방법이 없자 서둘러 수사를 종결하고 검찰에 수사지휘 건의서를 올렸지만, 범인 추적이 가능하다고 본  검찰은 새로운 단서 추적에 나섰다. 

검찰은 우선 차량 커버 구매시기가 작년 8월20일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사고시기가 대략 같은 달 1~20일 사이일 것으로 추정했다. 

또 이씨와 친ㆍ인척 등 차량 운전자로 의심되는 인물들의 그 기간 통화내역을  뽑아 살펴본 결과 주거지인 성남이 사고장소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당시 성남에서 발생한 미해결 뺑소니 사고의 피해자들과 이씨 차에 묻은 혈흔의 유전자 감정  결과를 비교해 사고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했다. 

피해자 신원과 사고 경위를 밝혀낸 검찰이 무서운 속도로 수사망을 좁혀오자, 궁지에 몰린 이씨는 범행을 자백할 수밖에 없었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혐의로 이씨를 불구속 기소 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다행히 전치 3주의 비교적 가벼운 상처를 입는데 그쳤지만, 피해 경중을 떠나 '뺑소니 범인은 반드시 검거된다'는 것을 수사를 통해 입증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