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취재진은 '쌍용차 취재' 동안에 평택공장 앞 정문 주차장에 아예 소형 버스를 대전했습니다. 일종의 '전진 기지' 역할로, 이 안에서 기사도 쓰고, 취재도 하고, 밤에 야근하며 잠시 눈을 붙이기도 했죠.
하지만 버스 공간이 넓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자가 재껴지지 않아 누워잘 수 없었던 것이 '옥의 티'였습니다.
가장 문제였던 것은 중계차에 딸려 있는 발전차 전원을 끌어 컴퓨터에 연결하는 일이었습니다. 휘발유로 돌아가는 발전차가 24시간 가동되는 것이 아니어서, 걸핏하면 기사를 쓰다가 컴퓨터가 꺼지곤 했죠.
이 밖에도 근처 식당들이 대부분 쌍용차 사태로 손님들이 달아나면서 문을 닫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주로 밥은 앞에서 언급한 바 있는 'H 중국집'에서 해결했는데, 이 집 자장면을 너무 여러번 먹은 탓에 아직까지도 중국집 가면 자장면을 시키질 않습니다.
또, 화장실도 문제였는데, 경찰이 마련한 간이 화장실에서 용변을 해결해야 하는 일도 여간 곤욕스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취재를 하다 보니, 시간이 흘러갔고 저도 특종기사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왔습니다.
7월 28일. 여전히 사측과 경찰, 노조는 충돌을 거르지 않았습니다.
노조의 점거파업이 장기화되자 협력업체들이 중심이 된 채권자 모임, '협동회'는 법원에 아얘 쌍용차 파산을 요청하기로 결정하기에 이르죠. 이대로 쌍용차가 망해 건질 것도 못 건지는 것 보다는 차라리 회사를 조기파산시켜 받을 돈을 조금이라도 받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최병훈/협동회 사무총장 : 내일 변호사하고 파산 요청서 작성하는 회의가 준비돼 있습니다. 7월 31일까지 이 사태가 해결 안되면 8월 3일 법원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이렇듯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평택시는 파산에 따른 대규모 실업사태가 예상된다며 정부에 '고용개발촉진지역' 지정을 요청하기로 결정합니다. 물론, 내부적으로는 연초부터 추진을 해왔지만, 날자를 박아 7월 30일, 지정하기로 결정한 것이죠.
고용개발촉진지역으로 지정되면, 새로 창업하거나 고용을 유지하는 사업주에게 정부가 임금의 상당 부분을 지원하게 되는데요, 조건은 대규모 구조조정이 실시된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 비율이 15% 이상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평택시와 노동부 사이에 약간의 견해차가 있었는데요, 평택시는 이 비율이 15.2%라며 계산을 내놓았지만, 노동부 계산으로는 15%가 살짝 안됐던 것으로 나온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노사 자율해결'원칙을 고수했던 정부도 이 때 만큼은 '정부는 뭘 하냐?"라는 비난을 들었던 터라, 전향적으로 지원책을 검토하게 된 것이죠. 기준을 후하게 해, 평택시 자체 보고를 근거로 평택시를 고용개발촉진지역으로 지정하게 됩니다. 94년 관련법 제정 이후 처음으로 시행되는 정부의 대규모 지원책이었습니다.
어쨌든 경천동지할 정도의 빅뉴스는 아니었지만, 톱 단락 뉴스로 방송됐고, 심신이 지친 저에게도 많이 사기진작 효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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