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경제

쌍용차 취재기(5)

김형주

입력 : 2009.10.02 16:07


하루에 2,3번씩은 거르지 않고 최루액을 쏟는 경찰헬기, 여기에 노조원 한 명의 볼을 관통시킨 비밀병기 테이저건(일종의 발사형 전자 충격기인데, 얼굴에는 못 쏘도록 돼 있습니다.)

두 달 넘은 점거파업 속에서 제 풀에 지친 노조원들이 경찰이 투입한 신병기에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경찰도 노조원들의 근거지인 도장2 공장만큼은 진입을 주저하고 있었습니다.

지상 4층, 지하 1층짜리 이 공장 안에는 각종 인화성 물질 13만리터가 보관돼 있었는데요, 특히 폭발성이 높은 시너 8천4백 리터가 저장돼 있던 1층은 화약고나 다름없었습니다. 시너에 불을 붙이면, 그냥 잘 타는 정도가 아니라 폭발을 일으키는데요, '용산 철거 참사'도 바로 이 시너때문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화재나 폭발이 발생할 경우, 주변 공장을 보호하기 위해 1층 천장이 휘어지면서 건물이 그대로 주어앉는 공법으로 설계 돼 있었는데요, 섣불리 병력을 진입시켰다간, 노조원도 경찰도 '몰살' 당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노조원들이 홧김에 시너에 불을 지를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최모씨(부상당해 공장 밖으로 나온 노조원) : 동료들이 예민해져 있어요. 착한 사람들도 막 화를 내고...여러 사람이 다칠까봐 걱정입니다.]

[이창근/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기획부장 : 공장 안 집입을 시도할 경우, 도장공장은 우리 뿐만 아니라 MB 정권의 무덤이 될 것입니다!]

노조의 '최후의 보루'가 난공불락인 상황.

일단 경찰은 도장공장안의 전기와 수돗물 공급은 차단했지만, 쌍용차 공장 곳곳에 노조가 만들어놓은 개구멍을 통해, 금속노조 간부들과 민노총 조합원들이 식,음료와 의약품 등 보급품을 전달하고 있어서 이마저도 효과를 거두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경찰이 미처 손을 쓰지 못하는 동안, 쌍용차와 하청업체, 그 가족이 인구의 10분의 1을 차지하는 평택시의 지역 경제는 뿌리째 말라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