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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취재기(4) 귀신 같은 용병술

김형주

입력 : 2009.10.02 16:05|수정 : 2009.10.06 16:11


이후, <새벽 6시 출근 → 다음날 9시 다른 기자로 교체 → 휴식 → 다음날 새벽 출근 → 다시 야근 → 휴식...>의 무지막지한 취재 강행군이 이어졌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금융팀과 사회부 지원 인원 등 다른 출입처 취재기자들도 동원이 돼 로테이션이 됐던 점입니다. 하지만 운명의 화살(?)은 저를 빗겨나가지 않았습니다.

7월 20일. '쌍용차 사태'가 전환기를 맞은 날이자, 또 다시 엄청난 폭력이 발생한 날입니다. 60일째 공장을 점거하고 있는 쌍용차 노조에 법원이 강제 퇴거절차에 들어간 것입니다.

새벽부터 공장 앞에 도착해, 출근투쟁을 하고 있는 사측 직원들을 취재하던 중이었는데요. 오전 10시쯤 법원 집행관과 채권단 5명이 평택공장에 도착했습니다.

노조측에 공장을 비워주고 사측에 인도하라는 법원의 퇴거명령 최고장을 전달하기 위해서였죠.

하지만 노조측의 새총 세례에,  법원 집행관은 최고장을 전달하지도 못하고 쫓겨 되돌아갔습니다. 이를 계기로 공장 밖에서만 대기하고 있던 경찰병력이 공장 진입을 시도하게 됩니다.

경찰입장에서는 사상자가 발생하더라도, '법원의 최고장 마저 폭력으로 거부한 노조를 진압해야 한다'라는 정당성을 확보하게 된 것이니까요.

법원 집행관이 물러가자, 곧바로 경찰은 천여명의 병력을 노조가 집결하고 있는 도장공장 백여미터 앞가지 전진 배치했습니다. 이날, 새총 뿐만 아니라 노조의 신무기가 등장하게 됩니다. 주먹만한 철제 볼트 서른 개를 한 꺼번에 넣어 발사 할 수 있는 사제 대포. 비거리가 3,4백미터로, 정문 밖 SBS 중계차와 취재 차량도 타격을 받아 문짝이 찌그러질 정도였습니다.

경찰은 질세라, 특수강화 플라스틱 방어막을 투입했는데요, 마치 아래쪽에는 리어카 마냥 바퀴 4개가 달려있고, 윗쪽은 화염병 공격에 대비해 불에 타지 않는 특수 아크릴 판을 덧대놓은 방어장비입니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화력면에서도 전술면에서도 이때까지 노조가 경찰을 압도했다는 점입니다. 생각만 같아서는 이 방어막을 밀면서 도장 공장 바로 앞까지 전진하면 될 성 싶은데, 수천개의 볼트를 난사하면서 진격을 방해하고, 또 접근하면 지게차로 돌진하며 위협합니다. 지게차에는 사제 화염방사기까지 달려 있죠. 게다가 경찰들이 도장 공장까지 거의 다 전진했다 싶어 안심하고 있으면, 공장 옆쪽을 돌아 쇠파이프와 화염병으로 무장한 별똥대가 육탄전으로 기습합니다.

귀신같은 용병술에, 몇날 며칠을 경찰이 도장공장 진입을 시도해도 재간이 없는 겁니다. 하지만 이 때쯤 경찰도 화력을 강화할 방책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단순히 접근해서 육탄전을 벌여 제압하는 식의 진압방법을 버리게 된 계기가 된 것이죠.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