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사회

[사람과사람들] 3대를 이어온 하동 '녹차 명가'

입력 : 2009.09.28 12:36

동영상

서울에서 차로 5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경남 하동군 화개면 맥전마을.

이 곳은 하동군 내에서도 내로라는 녹차 명가들이 운집한 곳이다.

그 가운데 3대째 전통 녹차 맛을 이어가고 있는 이가 있다. 

경남 화개면 운수리 골짜기에 자리한 조태연가의 차밭. 

하동의 녹차 밭은 지리산 자락 비탈진 경사면에 위치하고 있다.

이런 지리적 특성이 화개 녹차를 최고급으로 만드는데 한 몫을 한다.

[조윤석/녹차 명인 : 하동은 보시다시피 동서로 산이 마주보고 있기 때문에 해가 아침에 늦게 떠서 일찍 지는 지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의 각도가 45도의 각도를 유지하고 있어서 산의 각 때문에 충분히 뿌리가 물을 흡수하고….]

조윤석 씨 집안에서 처음 녹차를 재배하기 시작한 건 반세기 전.

그의 할머니 김복순 씨가 부산에서 차를 찾아 화개로 들어온 것이 시작이다.

[조윤석/녹차 명인 : 밤에는 차를 만들어서 맛을 보시고 맛을 보시고 하시면서 하동 화개차가 좋다는 것을 결정을 내리시고 들어 오셨나봐요.]

1962년 할아버지 조태연 옹의 이름을 따 조태연가를 열고 조태연 가의 '선차'가 탄생했다.

선차는 곧 한국 최초의 녹차 상품으로 등록되고 최초로 녹차 제조 허가를 받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공식 1호 녹차가 된다.

이 후 좀 더 특이한 환경에서 자라는 야생 차나무에서 비롯된 죽로차가 대표 명차가 됐다.

[조윤석/녹차 명인 : 대밭에서 나는 차가 더 좋다고 하는 이유는 일조량이 작기 때문에 데아닌이 많기 때문에 감칠맛이 많이 나고 향이 좋습니다.]

그 '죽로차'의 맛을 3대째 이어가고 있는 조윤석 씨.

그가 처음 녹차를 시작한 건 편찮으신 어머니를 위해 일손을 도우면서부터다.

[조윤석/녹차 명인 : 지금 15년 됐는데 아직 못나가고 있어요. 그건 뭐냐면 차 만드는 게 굉장한 매력이 있어요. 한 잔으로 사람을 감동 시킬 수 있잖아요.]

녹차를 전문적으로 알고 싶었던 그는 대학에서 식품 공학을 전공했다.

요즘은 대학 강의를 통해 우리 녹차의 우수성을 가르치고 있다. 

[조윤석/녹차 명인 : 차가 솥에 닿으면서도 익겠지만 고온에 의해 익은 차에서 나오는 증기가 옆의 차를 익히는 방법이기 때문에 나중에 차를 만들어냈을 때 부드러움이라는지 맛의 차이가 월등히 있습니다.]

요즘은 가을차, 즉 추차를 한창 수확할 때 가을 바람을 맞고 올라온 연초록의 찻잎을 따는 손길들이 바쁘다.

[조윤석/녹차 명인 : 추차에는 오랫동안 여름을 지나면서 햇볕을 보면서 더위를 이기고 벼텨 나오기 때문에 탄닌같은 떫은 맛이 많기 때문에….]

수확한 차는 4시간 이내 작업장으로 옮겨 300도 이상 고온의 가마솥에서 3~4분간 덖어 내야 한다.

이때 찻잎을 적당히 익혀내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조윤석/녹차 명인 : 시간이 너무 지나다보면 차가 너무 푹 익게 되면 신선한 맛이 없어지고요, 차가 너무 시간이 짧아서 너무 일찍 나오게 되면 차의 농익은 맛이 없어지게 됩니다.]

덖은 차는 김을 빼고 손으로 비벼주는 유념의 과정을 거친다.

덖음과 유념을 3번 반복하고 응달에 말려 은근한 불에 볶아 주는데, 이 과정을 '가양'이라고 한다.

'가양'은 조윤석 씨의 할머니가 처음 개발해 이제는 한국 녹차의 기본 골격이 된 과정이다.

[조윤석/녹차 명인 : 한국적인 맛과 느낌을 찾기 위해서 가양이라는 방법을 우리 나름대로 적당히 높은 온도와 시간을 거치면서 이런 처리를 하신 것 같아요. 이게 저희 집의 나름대로의 굉장히 중요한 비법입니다.]

어떻게 가양을 하느냐에 따라 집집마다 녹차의 맛과 향은 천차만별이다.

조윤석 씨가 조태선 가 만의 가양비법을 터득하는데 걸린 시간만도 6년이다.

[조윤석/녹차 명인 : 이 작업에서는 1도의 차이에서도 맛이 다르고, 향이 다릅니다.]

조윤석 씨는 찻잎을 일일이 손으로 따고 덖고, 가양하기 까지 100% 수제차를 고집한다.

[조윤석/녹차 명인 : 차를 만들다보면 기계로 만들고 싶은 유혹도 생기잖아요. 그런데 손으로 계속 차를 만드는 이유는 바로 그겁니다.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서.]

찻잎 하나 하나 사람의 손을 거쳐야만 완성되는 수제녹차.

그의 수제차는 세계적 명차로도 이미 인정받았다.

세계 녹차 콘테스트에서 2008년 최고급상과 2009년 금상을 차지한 것이다.

[이명기/경남 하동군 : 향긋하고 계속 입에 남아 있는 그런 느낌이 나네요.]

[민미경/경남 하동군 : 깊은 장인의 맛이 느껴진다고 그래야 할까요.]

세계적으로 그 맛을 인정받은 한국 녹차.

천혜의 자연과 3대에 걸친 장인의 기술을 이어받아 더 깊은 맛에 도전하는 조윤석 씨.

녹차에 대한 그의 남다른 애정과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조윤석/녹차 명인 : 제가 만든 차가 그 한잔이 상대편에게 행복을 줄 때는 저 역시 너무 행복감을 느끼거든요.]